9일 개막 KLPGA 삼다수 마스터스 출격
‘골프 여제’ 박인비(31ㆍ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최정상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고진영(24ㆍ하이트진로)을 치켜세웠다. 고진영은 몸 둘 바를 몰라 고개를 숙이며 수줍어했다.
박인비와 고진영은 9일부터 사흘간 제주시 오라 컨트리클럽(파72ㆍ6,666야드)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8억원)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 나란히 자리했다. LPGA가 주무대지만, 삼다수 계약 선수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두 선수는 8일 기자회견에서 서로 칭찬을 건네며 세계 최정상 골퍼로서의 품격을 보였다.
지난달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고진영은 지난주엔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던 AIG 여자 브리티시오픈에서 최종라운드까지 우승 경쟁을 벌인 끝에 3위를 기록했다. 한 시즌 메이저 3승이라는 대기록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세계랭킹 1위에 이어 올해의 선수상, 평균타수, CME 글로브 포인트 등에서 모두 선두를 질주하는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그를 바라보는 ‘골든 커리어그랜드슬래머(4대 메이저 우승ㆍ올림픽 금메달)’ 박인비는 흐뭇하다. 박인비는 이날 고진영을 옆에 두고 “지금의 고진영은 흠잡을 데가 없다”며 “아무리 샷이 잘 돼도 퍼트가 따라주지 않으면 우승이나 그에 준하는 성적을 내기 어려운데, 고진영은 샷의 정확도와 거리는 물론 퍼트까지 전성기 기량”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취재진을 향해 “여러분은 또 다른 한국 골프의 역사를 보고 있다”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LPGA 2년차 고진영은 노력을 멈추지 않겠단 각오로 화답했다. 그는 “지난해보다 더 나아지기 위해 시즌 후 미국에 2~3주간 남아 쇼트게임 코치와 훈련을 많이 했다”며 “많은 관심이 감사하지만, 그럴수록 평정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겠다”고 했다. 귀국 후 공항에서 만난 아버지로부터 ‘볼뽀뽀’를 받은 일화를 전하면서 요즘의 행복감을 전하기도 했다.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고진영은 이번 대회 목표를 ‘컷 통과’로 설정했다. 6일 국내에 도착한 뒤 시차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그는 자만하지 않겠단 뜻도 전했다. 고진영은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시고 반겨주셔서 고맙고 부담도 돼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며 “많은 (언론사)카메라를 보니 더 겸손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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