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와 3호기 부근의 방사능 측정에서 계측기가 시간당 54.0 마이크로시버트(54.0 μSv/h)의 수치를 표시하고 있다. 후타바=로이터 연합뉴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전문가가 언론 기고를 통해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전의 고준위 방사능 오염수 100만톤 이상을 태평양에 방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는 오염수 방류는 불가능해 연안 어업을 포기해야 한다”면서 “오염수는 해류를 타고 순환하므로 태평양 연안 국가도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수 있고, 특히 한국은 위험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는 7일 이 내용을 전하며 “범죄 행위”라고 비난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현장의 오염수 해양 방류가 도마에 오른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은 사고 한 달 만인 2011년 4월 오염수 1만여톤을 방류했다가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방사능 농도를 낮춘 뒤 방류했다지만 오염 영향권에 들 한국 등 주변국과 충분한 협의 없이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후 도쿄전력은 사고 현장에서 모은 오염수를 정화 처리한 뒤 방류하거나 고농도 오염수는 탱크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는데 이 분량이 진작 100만톤을 넘어섰다. 저장 능력은 2년 내에 한계에 도달할 것이라고 한다.

그린피스는 기고에서 오염수 방류 가능성의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오염수 처리의 가장 현실적 방안으로 “해양 방류를 검토할 만하다”는 지난해 일본원자력규제위원장 발언 이후 이 문제는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다.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방류 계획을 공식화한 적은 없지만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후쿠시마 이미지 개선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오염수 처리를 서두를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둘러싸고는 그동안 방사능 수준을 낮추는 정화 작업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됐다. 방류된 오염수가 해류를 타고 북태평양을 돌아 결국 일본 근해로 돌아온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한국의 남해나 동해도 영향권이다. 가까스로 연안 방사능 수치를 낮춰 생업으로 돌아온 후쿠시마 어민들과 일본 환경단체들이 감시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이유다. 일본 정부는 자국민은 물론, 한국 등 주변국에 영향을 미칠 오염수 방류 계획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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