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여섯 살의 나이에 1980년 5ㆍ18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막내 시민군 박정철(55)씨가 국립5·18민주묘지에 안장됐다.
8일 5ㆍ18민중항쟁동지상조회 등에 따르면 고문 후유증과 트라우마를 겪다 지난 5일 숨진 박씨는 전날 오후 발인을 마친 후 국립5·18민주묘지 2묘역에 묻혔다.
박씨는 5ㆍ18 당시 계엄군에 희생된 이들의 시신을 옛 전남도청에서 상무관으로 옮기는 일을 도왔다. 광주상고 1학년이었던 그는 5월 27일 옛 전남도청을 마지막까지 사수하며 계엄군과 맞선 최후의 시민군으로 가장 나이가 어려 막내로 불렸다.
당시 계엄군에 끌려가 상무대와 교도소에서 약 10개월간 투옥생활을 했으며 온갖 구타와 고문에 시달렸다. 출소 후에도 고문 후유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었다.
2017년 11월부터 최근까지 5·18민중항쟁구속자회 이사로 활동했다. 그는 살아남은 죄책감에 몹시 괴로워했으며 35년간 매년 5월 27일 새벽 옛 전남도청에서 동지들의 제사를 지내왔다.
39년 전의 상처를 이겨왔던 박씨는 최근 5ㆍ18 폄훼와 역사 왜곡으로 큰 상처를 받았다. 막말 논란을 빚은 자유한국당 공청회가 있었던 지난 2월에는 상경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5ㆍ18민중항쟁동지상조회 관계자는 “16세의 어린 나이에 희생자 시신을 수습했던 박씨가 이제는 수많은 영령과 함께 편히 잠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