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상반기 양도소득세 납부 대상 2900명에 신고 안내
지난해 A씨는 아버지, 부인과 나란히 코스피 상장 B사 주식을 각각 1만주씩 사들였다. 지난해 말 기준 A씨 가족 3명이 보유한 B사의 지분 가치는 총 15억원으로, 보유액 기준으로 주식을 팔면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가 됐다. 아버지의 주식 보유량을 알 수 없었던 A씨는 자신과 부인의 지분만 따져 대주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올해 초 차익 실현을 위해 자신의 지분 전량을 팔고도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지는 않았다. 이에 국세청은 최근 A씨에게 양도소득세 신고 대상이라는 안내문을 보내기로 했다.
국세청은 상장법인 대주주의 양도소득세 신고를 앞두고 올해 처음으로 세금을 내야 하는 납세자들에게 안내문을 발송하는 성실신고안내 제도를 도입했다고 8일 밝혔다.
주식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확인은 직전연도 말 기준 본인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더해서 판단하도록 규정돼 왔다. 그러나 가족 등 특수관계인 지분에 대한 정보를 알기 힘들다 보니 자신이 대주주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양도소득세 신고를 하지 않아 가산세 부과 등의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다수 발생했다.
더구나 상장주식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 대주주 범위도 단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종전엔 직전연도 말 주식 보유액이 코스피 25억원, 코스닥 15억원 이상이면 대주주였지만, 지난해 4월부터 이 기준이 코스피ㆍ코스닥 모두 15억원으로 낮아졌다. 두 시장의 양도세 부과 지분 가치 기준은 내년 4월 10억원, 내후년 4월 3억원으로 더욱 낮아진다.
이에 국세청은 실질주주명부와 대법원 가족관계등록자료 등 국세청이 보유한 자료를 활용해 올해 상반기 양도소득세 납부 대상자에게 안내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국세청 분석 결과 대주주 기준을 만족하는 투자자 중 8,500명가량이 주식을 매매했고 이 중 2,900여명이 양도차익을 거둬 과세 대상이 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주식 양도소득세 신고와 관련해 투자자들이 놓치기 쉬운 사례를 소개했다. 투자자 C씨는 대주주 자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12월27일 보유 지분을 일부 팔았지만 실제로 주식 거래가 체결된 날은 2거래일 뒤인 올해 1월2일이라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게 됐다.
D씨는 지난해 말 코스피 상장 E사의 지분을 0.8% 보유해 지분율 기준 대주주(1% 이상)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 아버지가 추가로 0.4% 지분을 사들이면서 본인 및 특수관계인 합산 기준 1.2%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D씨는 지분율 기준으로는 요건을 충족하는 당일부터 대주주가 된다는 규정을 알지 못해 뒤늦게 양도소득세를 물게 됐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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