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종합제철 창립 멤버로 현재 포스코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일조한 장경환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이 7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1932년 경주에서 태어난 장 전 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중석에서 근무하다 1968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에 이끌려 포항제철 창립 때 입사했다. 이른바 ‘롬멜 하우스’로 불렸던 경북 포항시 영일만 해변 제철소 공사 현장의 건설사무소에서 숙식해가며 포스코의 토대를 닦은 창립 멤버 34명 가운데 한 명이다.
장 전 회장은 포항제철에서 16년간 근무하면서 기획실장, 판매ㆍ인사 담당 상무이사 등 중책을 역임했다. 1983년에는 박태준 회장으로부터 광양제철소 건설에 일본 철강업계와 정계의 협조를 받아내라는 지시를 받아 이나야마 요시히로 당시 신일본제철 회장을 설득, 일본 철강업계의 협력을 이끌어냈다. 이를 발판으로 포스코는 광양만에 제2제철소를 건설할 수 있었다.
장 전 회장은 부친인 장영모 전 의원과 삼성그룹 창업자 고 이병철 회장이 대구에서 양조장 사업을 함께 했던 인연을 바탕으로 이병철 회장과 박태준 회장을 연결하는 메신저 역할도 담당했다. 1985년 삼성중공업에서 기계ㆍ특수부문 부사장과 사장을 지냈고, 1989년 삼성그룹 일본 총괄 사장을 맡기도 했다. 1991년 몸담았던 포항제철로 다시 돌아온 뒤 1999년 포스코경영연구소 회장으로 취임해 4년간 근무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9일 오전 9시. 유족으로는 아들 장재철 에이엠피컴퍼니 대표와 딸 장현주ㆍ은영ㆍ혜령씨, 사위 김찬식 벽산 부사장과 박상욱 서울대 자연대 교수 등이 있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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