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예선 당시 동양인 차별 세리머니 확인돼

국제 경기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저지른 러시아 여자배구 코치에 대해 한국 배구협회가 공식 항의하기로 결정했다.
협회 관계자는 7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오늘 중으로 항의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며 “러시아배구협회에 항의할 뿐만 아니라 국제배구연맹(FIVB)에도 이 같은 내용을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여자배구대표팀은 지난 4일(현지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얀타르니경기장에서 열린 2020년 도쿄올림픽 세계 예선 E조 3차전에서 한국에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2세트까지 연달아 이겼지만, 3세트에서 꺾인 뒤 4, 5세트를 내줘 올림픽 직행 티켓을 따내지 못했다. 러시아의 승리가 확정된 뒤 선수단과 코치들은 기쁨을 만끽했다.
이때 한 코치의 행동이 문제였다. 이탈리아 출신인 세르지오 부사토(53) 러시아 여자배구팀 수석코치는 양손 검지손가락으로 눈을 가늘게 찢으며 활짝 웃는 표정을 지었다. 눈을 찢는 동작은 아시아인을 조롱하는 전형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부사토 코치의 행동은 카메라에 담겨 러시아 스포츠 매체 ‘스포르트24’를 통해 공개된 뒤 한국에도 알려졌다. 한국 대표팀과 배구협회는 부사토 코치가 경기장에서 인종차별 행위를 했을 당시에는 알아채지 못했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는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다. 여러 제보를 통해 어제 늦게 알게 됐다. 오늘 아침 회의를 거쳐 항의 공문을 보내 대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 인종차별 행위는 엄격하게 금지돼 있다. 특히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부사토 코치가 저지른 눈 찢기 행위 등에 엄정하게 대응하고 있다. 다만 국제배구연맹이 눈 찢기 행위 관련 금지 조항을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이 항의하더라도 연맹 차원에서 진상조사를 하거나 징계를 내릴지는 알 수 없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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