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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령인구 급감에도 입학정원 감축 자율에 맡긴다는 교육부의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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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령인구 급감에도 입학정원 감축 자율에 맡긴다는 교육부의 무책임

입력
2019.08.08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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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5년 후 12만명의 대학 신입생 부족이 예측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대학 정원 감축을 자율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6일 발표한 ‘대학 혁신 지원 방안’의 핵심은 정부가 일률적 평가를 통해 신입생 정원을 강제로 줄이지 않고 차등적 재정 지원으로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원을 조정토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대학 진학 연령대 인구 감소에 따라 불가피해진 정원 감축 책임을 대학에 떠넘기고 정부는 손을 놓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대학 입학 정원(49만7,000명)이 그대로 유지되면 2024년엔 전국 대학 입학 정원의 25%(12만4,000명)를 채울 수 없게 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 2022년부터는 대학 정원 감축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는 게 교육부 방침이다. 정부 주도의 대학 구조조정이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학 평가 공정성 논란 등 후유증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 정부가 2015년부터 평가를 통해 입학 정원 16만명을 강제 감축하는 정책을 폈지만 4만명을 줄이는 데 그쳤다. 하지만 정책 목표 달성이 어렵다 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방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재정 차등 지원을 통한 자발적 정원 감축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도 의문이다. 학생 등록금이 운영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정원 감축에 소극적이거나 ‘충원율 부풀리기’ 등의 편법을 쓸 가능성이 적지 않다. 지난달 교육부 사학혁신위원회가 발표한 사학비리 조사 결과, 모 대학에서 신입생 충원율을 높이기 위해 교직원 가족들을 무더기로 허위 입학시킨 사실이 적발됐다. 정원이 부족해도 간판을 내리기는커녕 등록금에 기대 버티는 ‘좀비 대학’들만 양산될 가능성도 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자율적 정원 감축의 여파가 수도권 대학 선호 현상에 따라 결국 ‘지방대 죽이기’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부실 대학들이 늘어나는 건 국가적으로 낭비다. 방치하면 학생이나 지역 사회의 피해는 물론 대학들이 동반 부실화돼 사회적으로 더 큰 부담을 떠안게 된다. 정부는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학 통합 등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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