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32)이 6일 잠실 한화전에서 7이닝 무실점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2.00에서 1.90으로 끌어내리면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프로야구 모두 특급 투수의 상징인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를 보유하게 됐다.
특히 타고투저 흐름이 오래 지속된 KBO리그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은 그 동안 ‘꿈의 기록’에 가까웠다. 2010년 한화 시절의 류현진(32ㆍLA 다저스)이 1.82를 찍은 이후 단 한 명도 2점대 벽을 깨지 못했다. 1점대에 가장 근접했던 투수는 2012년 2.20을 기록한 브랜든 나이트(넥센)였다.
올해 KBO리그 차원에서 공인구 반발력을 낮춘데다, 국내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사용하는 린드블럼으로선 1점대 평균자책점 사수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잠실경기에서 린드블럼은 홈ㆍ원정 가리지 않고 17연승, 홈 경기 15연승 행진을 이어갈 정도로 워낙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9년 전 KBO리그의 마지막 1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류현진은 세계 최고의 무대 메이저리그에서 역사에 남을 만한 평균자책점(1.53)을 기록 중이다. 2000년대 이후 1점대로 마친 투수는 7명뿐이며, 현대 야구와 근접한 1920년대 이후 류현진의 현재 평균자책점은 역대 2위에 해당한다. 1위는 1968년 밥 깁슨이 작성한 1.12다.
올해 메이저리그 유일의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유력 후보다. 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이 공개한 사이영상 모의투표 결과에 따르면 MLB닷컴 기자단 47명 가운데 31명에게 1위표를 받아 16명에게 1위표를 얻은 맥스 슈어저(워싱턴)를 여유 있게 제쳤다. 5월 13일 워싱턴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2.03의 평균자책점을 1.72로 떨어트린 이후 꾸준히 1점대를 유지하고 있는 류현진에 대해 린드블럼은 “메이저리그에서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지 않은가”라며 “전화해서 조언을 구해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21세의 우완 신성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가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를 통틀어 유일하게 1점대 평균자책점을 지키고 있다. 2017년 1군에 데뷔한 야마모토는 첫해 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지난해 중간 투수로 54경기에서 4승2패 3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9로 잠재력을 터뜨렸다. 올해는 선발로 전환해 16경기에 나가 6승4패 평균자책점 1.84를 올렸다. 6월 28일 세이부전에서 11개의 삼진을 곁들여 완봉승을 거둔 후 최근 4경기에서 모두 7이닝 이상씩을 소화하는 위력을 뽐내며 일본 내 가장 뜨거운 투수가 됐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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