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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테러’ 난무하는 홍콩, 中 “젊은이들이 선동 당해”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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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테러’ 난무하는 홍콩, 中 “젊은이들이 선동 당해” 맹공

입력
2019.08.07 15:41
수정
2019.08.07 20: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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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6일 중국 경찰이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폭동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홍콩과 인접한 중국 광둥성 선전에서 6일 중국 경찰이 실제 상황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 폭동진압 훈련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가 총파업으로 확산돼 맹위를 떨치면서 반대로 시민들을 무차별 공격하는 ‘백색테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시위대의 주축인 젊은 층을 겨냥해 “서구의 조종에 선동 당하고 있다”고 폭력행위 엄단을 재차 촉구하며 홍콩의 친정부 여론을 결집하는데 주력했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 홍콩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일 밤 흰색과 남색 옷을 입은 30~40명의 남성들이 2시간가량 취엔완(荃湾) 지역을 돌아다니며 시위대를 표적으로 삼았다. 이들이 휘두른 칼에 한 시민은 손과 다리가 깊게 베여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각한 부상을 입었고, 각목에 맞아 머리를 다치거나 발로 걷어차여 실신한 시민도 있었다. 이를 본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늑장 출동으로 현장을 외면하면서 시위대를 해산하는 데만 주력했다고 목격자들은 증언했다. 같은 날 노스포인트에서도 흰옷을 입은 10여명의 남성들이 각목으로 시위대를 마구 폭행했다. 이들은 시위대에 밀려 도망가는 과정에서 식칼을 휘두르며 저항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백색테러가 발생한 건 지난달 21일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위안랑(元朗) 전철역에서 흰옷을 입은 100여명의 남성이 각목과 쇠파이프 등으로 시위 참여 시민들에게 폭행을 가하면서 최소 45명이 다쳤다.

중국 정부는 ‘가짜뉴스’라고 부인하지만, 백색테러의 배후에 중국이 있고 홍콩 경찰이 이들을 비호한다는 정황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백색테러 주동자들이 중국 본토 푸젠(福建)성 출신 홍콩인을 의미하는 ‘푸젠방’이라는 소문도 한참 돌았다. 중국의 국기인 오성홍기가 바다에 던져지는 수모를 겪는 상황에서, 중국의 사주를 받아 시위대에게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언제든 홍콩 사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명보는 홍콩과 바다 건너 마주한 중국 선전(深圳)에서 전날 진행된 대규모 훈련을 소개하며 “경찰 1,500명이 홍콩 시위대처럼 검은 옷을 입은 2,000명을 상대로 폭동진압에 나섰다”고 전했다. 관영 CCTV에 따르면 이날은 장샤오밍(張曉明) 홍콩ㆍ마카오 판공실 주임이 선전에서 좌담회를 열고 "현재 홍콩은 1997년 반환 이후 가장 심각한 국면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통제하지 못하는 동란이 일어난다면 중앙정부는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앙정부는 기본법 규정에 따라 신속히 동란을 평정할 충분한 수단과 힘을 가지고 있다"고 형사처벌 가능성을 시사했다.

동시에 중국은 여론전을 통해 과격 시위 참가자들과 일반 시민들을 떼놓는 데 주력했다. 적진을 이간질시켜 시위의 동력을 약화시키기 위해서다. 환구시보는 “서구 언론이 부추기자 과격한 젊은이들은 정의로운 일을 한다는 환상에 취해 선두로 돌진해 시위를 선동하고 있다”며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한 게임에서 총알받이로 쓰려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거물급 반정부 성향 인사들을 시위 배후로 지목하면서 “그들의 자녀는 모두 외국으로 나가 시위 현장에서 그림자도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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