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에 올린 상서 음악ㆍ춤으로 풀어
손건우 임동진 등 유명 배우 출연
10일부터 매주 토요일 8차례 공연

우리나라 3대 악성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는 난계 박연(1378~1458)은 세종 즉위 후 악학별좌에 임명되면서 궁중 음악을 전면 개혁했다.
조선왕조실록과 난계유고에 따르면 그는 1426년 4월부터 1441년 1월까지 세종에게 제례악 개정과 관련한 상서를 모두 39차례 올렸다. 이 상서는 조선의 표준음악, 제례악, 악기 음률 등을 상세히 담고 있어 우리나라 음악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역사에선 이를 ‘박연의 39개 상서’라 칭한다.
이 39개 상서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THIRTY-NINE’이 오는 10일부터 9월 28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7시 30분 충북 영동군 국악체험장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다.
충북지식산업진흥원과 지역 예술단체인 ㈜도화원이 함께 제작한 이 뮤지컬은 복식, 악공처우, 체례음식 등 상서에 담긴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줄거리를 전개한다. 경국지색의 여인으로부터 구애를 받지만 흔들리지 않고 율관 연구에만 집중하는 이야기도 담았다.
이 작품엔 유명 배우들이 대거 합류했다. 주인공 박연은 손건우, 세종 역은 임동진, 맹사성 역은 기정수가 각각 맡았다. 망자 박연 역엔 뮤지컬 배우 곽은태가, 여자 주인공 애단 역엔 김태리가 출연한다.
뮤지컬은 이들의 명품 연기와 함께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키노드라마(짧은 영상 촬영과 뮤지컬 드라마의 혼합)형식의 융복합 공연을 선보인다. 또한 세종과 박연의 공동 작품인 ‘친잠의식’ ‘여민락’ ‘몽금척’ 등을 춤과 노래로 형상화해 극의 재미와 볼거리를 선사한다.
연출을 담당한 박한열 ㈜도화원 대표는 “한국 전통음악의 기틀을 다진 박연 선생의 업적을 새롭게 조명하고 서양 음악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된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공연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충북 영동 출신인 박연은 세종을 만나 그의 음악적 재능을 맘껏 펼치며 악성의 반열에 올랐다. 영동에는 그를 모신 난계사당과 생가, 묘소가 있다. 영동군은 그의 업적을 기리고 국악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1991년 국내 첫 군립국악단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난계 국악박물관과 국악기제작촌, 국악체험촌도 건립했다. 매년 난계국악축제도 개최한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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