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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경제 보복에 美中 환율전쟁까지… 누란의 위기 냉철한 대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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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日 경제 보복에 美中 환율전쟁까지… 누란의 위기 냉철한 대응을

입력
2019.08.07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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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무역 전쟁 확전

한반도 둘러싼 미중 패권 긴장도 고조

장기 최악 국면 상정한 대책 마련해야

미국 5 달러(아래쪽) 지폐와 중국 100위안 지폐.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함에 따라 글로벌 환율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5 달러(아래쪽) 지폐와 중국 100위안 지폐. 미국 재무부가 5일(현지시간)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함에 따라 글로벌 환율전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대외 경제 환경의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다. 일본이 경제 보복으로 도발한데 이어 패권 다툼 중인 미중이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놓고 압박을 가해오고 있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 발사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급기야 미중 간 무역 전쟁이 환율 전쟁으로 확전됐다. 우리 힘만으로 대응해 나가기 버거운 대형 악재가 중첩되는 형국이다.

미국은 5일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전격 지정했다. 미 재무부가 정한 환율조작국 기준이나 절차를 무시한 기습 결정이었다. 전날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며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하락했는데도 중국이 이를 방치했다는 게 이유로 보인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당 7위안을 보이지 않는 상한선으로 관리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다음달부터 3,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는데 맞서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했다는 게 미국의 판단이다.

환율조작국 지정이 중국에 당장 충격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무역협상에서 미중 간 타협의 여지가 사라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특히 미국은 5월 환율조작국에 대한 상계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조치는 중국 제품에 대한 전면적 관세 부과의 사전 조치라는 분석이다.

경제 규모 1ㆍ2위 국가 간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면 세계 경제는 충격을 피할 수 없다. 특히 한국은 미중 양국 수출 비중이 38.9%로 대만에 이어 세계 두 번째다. 게다가 대중국 수출 중 중간재가 79%에 달해 중국 수출이 감소하면 그 피해가 막심하다. 이미 우리나라 수출은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여 상반기에 9.8%(전년 동기 대비)나 줄었다. 여기에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ㆍ디스플레이 등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만 금융을 비롯한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건전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타격은 입겠지만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은 일본보다 높은 상태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미중 대결은 군사 패권 경쟁으로 확대되며 우리의 선택지를 더 좁게 만들고 있다. 정부는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와 전략적 판단, 기민한 대처로 대응해 가야 한다. 당장은 일본과의 경제 전쟁 상황 관리에 집중하면서 미중 충돌 장기화에 대비한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출 다변화 등 산업정책 수정, 산업계 예상 피해 점검과 지원책 마련 등을 서둘러야 한다. 혹시 모를 금융시장 불안감 확산을 방지할 상황별 컨틴전시 플랜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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