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11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조은누리(14)양이 범죄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북경찰청은 6일 브리핑에서 “조양을 면담 조사한 결과 타인 접촉이나 납치ㆍ감금 등의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수사를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양은 면담 조사에서 산속에서 다른 사람이나 짐승을 만난 적이 있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가족과 헤어진 뒤 어떻게 길을 잃었고,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 ‘모른다’고 했다. 또 자신을 찾는 수색대의 소리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무엇을 먹거나 마셨느냐는 질문에는 ‘음식은 먹지 못했고 주로 잠을 잤다’고 답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앞서 충북경찰청 소속 여경 2명은 5일 오후 조양 교사와 부모 등이 참여한 가운데 조양을 상대로 30분 동안 면담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번 면담 조사와 조양이 입었던 옷에서 다른 사람의 DNA가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해 범죄 연루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결론지었다.
경찰 관계자는 “은누리양이 ‘주로 잠을 잤다’고 말한 것으로 미루어 발견된 장소에서 상당 기간 머문 것으로 보인다”며 “길을 헤매다 깊은 산중까지 이동한 뒤 지쳐서 한 자리에 머물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관계자는 “혼자 등산로 아래 돗자리를 펴 놓은 곳까지 갔다가 일행이 안보이자 다시 산에 오르다가 갈림길에서 길을 잃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경찰은 조양의 심리적 안정이 필요하고 범죄 연루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 따라 추가 면담 조사 없이 수사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한편 충북도교육청은 조양을 최초 발견한 육군 32사단 기동대대 박상진 원사와 김재현 일병을 표창하기로 했다. 김병우 충북교육감은 6일 오후 육군 32사단을 방문, 고마움을 전하는 자리에서 표창 수여 의사를 전했다.
도교육청은 이들과 함께 수색에 나선 군견 '달관'에게 사료나 특식을 전달하려 했으나 ‘부대 밖 사료나 특식을 제공할 수 없다’는 부대 의견에 따라 계획을 취소했다.
조양은 지난달 23일 오전 충북 청주시 가덕면 무심천발원지 인근 산에서 가족, 이웃들과 산책을 하다 실종됐다.
경찰과 군, 소방당국은 연인원 5,860여명을 동원, 수색 작업에 나서 실종 11일 째인 지난 2일 보은군 회인면 야산에서 조양을 구조했다.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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