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호 서울 중구청장 ‘노 재팬’ 배너 강행에 네티즌들 “무식한 구청장”
6일 오후 ‘일본 관광객’이 트위터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 등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한일관계가 잔뜩 얼어붙은 가운데 이 검색어가 주목 받은 이유는 뭘까. 서울 중구가 일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내 주요 도로에 ‘노 재팬(NO Japan)’ 현수막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불매운동에 끼어 든 서양호 중구청장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트위터 아이디 ‘yu****’을 사용하는 누리꾼은 “무식한 구청장, 일본 관광객 받는 가게들은 어쩌라고”라는 글을 올리면서 서 구청장을 비난했다. “지금 서울로 놀러 오는 일본 시민들은 아베가 미친 듯 혐한 정책을 펼쳐도 안 넘어간 사람들이다”(bs****), “우리나라에 와서 우리 상품을 구입하는 일본 관광객에게 왜 불쾌한 감정을 갖게 하는지 모르겠다”(ka****) 등의 의견이 뒤를 이었다.
누리꾼들은 지방자치단체가 불매운동에 나서지 말고, 현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 실행하라고 촉구했다. “불매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일본 관광객 안심시켜서 관광 수익 유지하는 걸 고민해봐라”(wa****), “지금은 ‘한국을 방문하신 일본 관광객 여러분의 편리하고 안전한 여행을 중구청이 도와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게 관이 싸울 방식 아닌가”(dd****)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앞서 중구는 오는 15일 광복절을 맞아 일제 불매와 일본여행 자제를 의미하는 ‘NO(Boycott) Japan: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현수막 1,100개를 퇴계로, 을지로, 태평로 등 관내 22개 대로 가로등에 내거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5일 밝혔다.
이에 “자발적인 시민들의 불매운동 취지에 벗어난다”, “관 주도의 불매운동으로 비쳐져 일본이 공격할 빌미만 제공한다” 등 비난 여론이 들끓자 서 구청장은 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쟁 중에는 관군, 의병의 다름을 강조하기보다 우선 전쟁을 이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중구청은 일정을 앞당겨 현수막을 걸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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