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대 “지소미아는 일본에만 이익…존치는 자존심 문제”
일본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ㆍ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날 북한의 미사일 정보를 일본에 제공한 것을 두고 군사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비난을 쏟아냈다. 그는 “해방 이후 가장 모멸적인 날”이라고 거칠게 비판하면서 한일군사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폐기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6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2일 새벽 북한이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직후 일본의 방위성 간부가 북한 미사일에 대해 정보교류회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한미연합정보가 빠져 나갔다”면서 “1945년 해방 이후로 우리 국가가 가장 모멸적인 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해놓고 일본은 우리한테 ‘별 거 아니야. 신경 쓰지 마’ 메시지를 보내고, 일본 차관은 문재인 대통령을 지칭해 인신공격까지 해댔다. 그렇게 해놓고 방위성 간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정보교류회의 합시다’라고 했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했던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에 대해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지소미아는 의무협정이 아니다. 은행으로 말하자면 공인인증서 같은 거여서 거래 안 한다고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면서 “(5일) 정 장관에게 ‘(문 대통령이 일본에) 인신공격까지 받았는데, 의무사항도 아닌 정보를 보여줬다는 건 철저하게 따져볼 일’이라고 했는데 묵묵부답이었다”고 한탄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소미아로 이득을 보는 건 일본이다. 일본이 위성, 정찰기 등 정보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한ㆍ미의 연합정보자산에 비하면 후발 주자이고, 정보 분석 능력도 상당히 떨어진다. 지리적으로 봐도 북한이 미사일을 쏘면 항상 한국이 빨리 알기 때문에 이미 한국 영공을 다 지나간 후에 일본이 채집한 정보는 우리 입장에서는 가치가 거의 없다.
게다가 우리가 북한에 전략물자를 빼돌리는 나라여서 안보상의 이유로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는 일본에게 민감한 군사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국가 대 국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게 김 의원의 입장이다. 그는 “한국은 못 믿을 나라라고 모욕적인 용어를 쓰면서도 정보는 필요하니까 내놓으라는 게 지소미아”라면서 “이에 응한다는 것은 국가의 자존심 문제”라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정부가 이제는 결심을 할 때”라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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