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對일본 수출 변화 없어… 추후 불확실성 증대가 문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를 인용해 “단기적 관점에서는 한일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미미할 것”이라고 5일 주장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에도 불구, 당장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진짜 문제는 이로 인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 증대라고 지적했다.
권구훈 북방경제협력위원장과 미국, 일본 경제학자가 함께 작성한 골드만삭스의 ‘한일갈등: 임박한 위험은 거의 없지만 추후 많은 불확실성 예상’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급격한 교역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보고서는 그 근거로 일본의 전체 수출에서 한국이 7%를 차지하는 등 양국의 상호 의존도가 적지 않다는 점과 일본 수출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들은 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인해 기업들이 대거 수출허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드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국가에 이른바 ‘캐치올’ 규제 품목을 수출한다고 해서 반드시 개별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품목들은 일반 포괄허가에서 특별 포괄허가 대상이 돼, 필요 서류가 늘어나는 등 수출 허가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게 골드만삭스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다만 장기적으로 일본의 수출제한과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가 민간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이 수출기업에 요구하는 서류 등을 명시하지 않는 방법 등으로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한국 기업들이 단기간에 국내 대체재를 찾거나 수입 경로를 다양화하지 못할 수도 있다”면서 화학물질, 고무, 플라스틱 등의 분야에서 공급 차질을 빚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발표되기 전 작성됐지만 이를 전제로 쓰여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보고서 저자 세 명이 한ㆍ미ㆍ일 국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일본 조치의 의미를 가장 객관적으로(드라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 조치로 인한 피해를 과장하는 보도는 불안감만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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