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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10원도 뚫었지만… 금융위 “경제 펀더멘털, 불확실성 이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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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210원도 뚫었지만… 금융위 “경제 펀더멘털, 불확실성 이길 것”

입력
2019.08.06 04:4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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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日 무역보복ㆍ中 위안화 절하 겹쳐… 원화 약세 당분간 지속될 듯 

 국가 신인도 지표인 ‘CDS(신용부도스와프)’는 안정적 평가 

7월 이후 주요국 통화가치 변동폭. 그래픽=김경진기자
7월 이후 주요국 통화가치 변동폭. 그래픽=김경진기자

원ㆍ달러 환율이 5일 하루 만에 달러당 17원 이상 급등하며 1,210원대 중반까지 치솟은 데는 중국의 급격한 위안화 절하 조치가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수출규제, 미ㆍ중 무역분쟁 격화, 달러화 강세라는 ‘3중고’에 약세를 보이던 원화 가치가 ‘달러당 7위안’ 현실화로 미중 환율전쟁의 포성까지 울리자 털썩 주저앉은 형국이다.

원화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거란 관측 속에 국내 금융시장이 외국인 투자금 이탈 등으로 더욱 흔들릴 거란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우리 경제의 대외 신인도나 건전성이 양호하다는 점을 들어 시장을 달래고 있지만, 외환시장을 에워싼 악재가 하나같이 조기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안들이라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5.6원 오른 1,203.6원으로 출발했다. 장중 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선 건 2년 7개월 만이었지만, 지난 주말 역외 환율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와 미국의 대 중국 추가 관세 부과 예고의 영향으로 1,200원을 이미 넘어선 만큼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중국 인민은행의 대폭적인 고시환율 절하(달러당 6.9255위안)와 역내외 시장에서 위안화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처음으로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잇따라 접수된 오전 10시30분을 기점으로 불과 10분 만에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고점인 1,218.3원까지 치솟았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으로 1,210원선으로 물러선 환율은 이후에도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하며 결국 1,215.3원으로 마감했다.

위안화 시장의 이른바 ‘포치(破七ㆍ달러당 7위안 돌파)’ 현상이 원화가치 급락으로 직결된 것은, 미국의 대중 관세 부과로 인해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미중이 환율전쟁을 본격화했다는 전망이 나오며 우리 환율에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중국보다 외환시장 개방성이 높은 한국의 원화가 위안화 대체투자 자산으로 활용되는 점도 원화 환율 급등의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선 당분간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걸로 보고 있다. 장재철 KB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경제 보복이 금융 부문으로 번지고, 여기에 미중 무역 합의 불발로 추가 관세 부과가 강행될 경우 1,25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일본 수출 규제가 근본적으로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며 원ㆍ달러 환율에 상승 압력이 될 것”이라며 “다만 추가적 환율 급등을 막기 위한 당국의 개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는 손병두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금융권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 점검에 나섰다. 금융위는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대외 불확실성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만큼 안정적이라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국가 신인도 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물)이 지난 2일 0.3% 수준으로 지난해 0.395%를 찍은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고, 국가신용등급(무디스 기준 Aa2)도 일본(A1)보다 2단계 높고 전망도 안정적이라는 점 등이 근거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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