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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긴장하되 두려워 말자”... 일본발 위기 대응 비상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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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긴장하되 두려워 말자”... 일본발 위기 대응 비상경영

입력
2019.08.05 17:34
수정
2019.08.05 19:0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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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전국 사업장 현장경영…사장단은 여름휴가 반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달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긴급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초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조치 이후 두 번째이자, 지난 2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발표 이후 첫 사장단 회의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수출 규제 대상 품목이 대폭 늘어난 만큼, 이 부회장은 ‘비상 경영 체제’를 반도체ㆍ디스플레이 중심에서 사실상 모든 전자계열사로 확대하고, 6일부터는 직접 전국 사업장을 돌기로 했다. 전자부품에서 완제품까지 전체 생산 과정에서 예상되는 충격파와 이에 따른 대응 방안 수립을 A부터 Z까지 직접 챙기며 현장 진두지휘에 나선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삼성의 국내 한 사업장에 주요 계열사 사장들을 불러들여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인한 위기상황 및 영향 점검, 대응 계획 논의를 위한 비상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 진교영 사장(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사장(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사장(파운드리사업부장) 등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 책임자와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소비자가전(CE)부문 소속으로 TV사업을 전담하는 한종희 사장(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도 참석했다. TV와 배터리,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ㆍ전장용 전자부품) 등 대부분의 계열사가 규제 영향권에 들어간다고 판단해 각 부문별 사장들을 호출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사장들에게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며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 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규제 영향이 전방위로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각 부문별 대응 시나리오가 중점 논의된 것으로 안다”며 “대외적으로 전 계열사에 대한 위기 관리 메시지를 내보낼 만큼 이 부회장이 상황을 심각하게 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로 삼성이 영향을 받는 부분은 3대 반도체 핵심 소재에서 전자, 통신 등 거의 모든 산업을 아우른다. 특히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문제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반도체 소재 공급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재 재고 조정, 국내외 대체재 확보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임시방편에 불과한 상황이고, 이젠 규제 대상이 마스크 장비, 기판, 웨이퍼 등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필수적 장비와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생산 일정 및 재고 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어떤 품목을 어떤 식으로 제동 걸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생산 차질이 어디서 발생할지 예상할 수 없는 게 가장 큰 리스크”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우선 현장경영 보폭을 넓힐 예정이다. 평택사업장(메모리), 기흥사업장(시스템LSIㆍ파운드리), 온양ㆍ천안사업장(반도체 개발ㆍ조립ㆍ검사), 탕정사업장(디스플레이) 등을 방문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온양 사업장의 경우 패키징을 담당해 최종 조립을 하는 곳인데, 이 공정도 직접 챙긴다는 건 벨류체인 전 과정을 살펴보겠다는 뜻”이라며 “보고서나 사장단 회의를 통해 파악하기 힘든 현장을 꼼꼼히 체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DS부문과 전자계열사 사장단은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여름 휴가를 반납했으며 각 부문별 위기 대응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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