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2차 경제 보복과 미중 무역갈등 고조 여파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5일 코스닥시장이 2년5개월 만에 600선이 무너지자 프로그램 매도호가를 일시 중단하는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외환시장에선 원화 환율이 치솟아 2년7개월 만에 달러당 1,200원을 돌파했다. 일본의 경제 보복 본격화로 정치ㆍ경제적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의도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과 국민 불안감을 증폭시키기 위한 것인 만큼 과민 반응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일본 공격에 따라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기업들의 불안감이 증가하고 있다”며 “정부는 경제 전체의 활력을 유지하기 위한 보다 광범위한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이날 금융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민관이 총력 대응하고 있는 만큼 예단해서 불안해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일 경제전쟁이 막 시작된 상황에서 금융시장이 지레 겁을 먹고 요동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칠 파장을 확대 해석해 위기의식을 부추기고 금융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행동은 민관 모두 자제해야 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영향을 받는) 1,200개 품목의 수도꼭지가 한꺼번에 잠길 수 있다고 (보도하는 것은) 명백한 오보다. 너무 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언론에 당부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일 게다.
그렇더라도 실제 금융시장이 불안감에 빠져 흔들리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면 제대로 싸워보기도 전에 내부 균열과 전의 상실로 주저앉을 수 있다. 소재ㆍ부품ㆍ장비 산업 대책 이행 상황의 꼼꼼한 점검은 물론, 금융시장에 대한 적극적 모니터링 및 증시ㆍ환율 안정책을 강구해야 하는 이유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수석ㆍ보좌관 회의에서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우리 경제의 외연을 넓히는 것이 근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듯, 기업들이 자신감을 갖고 일본 공격에 적극 대처할 수 있도록 사기 진작과 규제 완화에도 더 과감히 속도를 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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