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무산된 시즌 메이저 3승
안병훈, 아쉽게 날린 첫 승 꿈
무더운 8월 첫 주를 동반 우승으로 장식하려던 한국 골퍼들의 꿈이 무산됐다. 고진영(24ㆍ하이트진로)의 맹추격은 일본의 21세 신예에 가로막혔고, 3일 내내 선두를 지킨 안병훈(28ㆍCJ대한통운)의 첫 승 꿈도 미국 무명 골퍼의 반란에 물거품이 됐다.
고진영은 5일(한국시간) 영국 밀턴킨스의 워번 골프클럽(파72ㆍ6,756야드)에서 열린 AIG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 버디만 6개를 기록,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단독 3위에 올랐다. 마지막 날 선두 시부노 하나코(21ㆍ일본)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6타를 줄이며 공동선두에 오르는 등 추격에 나섰지만 경기 막판 15번홀(파4)와 18번홀(파4) 시부노의 버디에 무너지고 말았다. 전날까지 선두에 3타 뒤진 3위에 오르며 시즌 메이저 첫 승에 도전했던 박성현(26ㆍ솔레어)은 버디 2개와 보기 3개로 오히려 한 타를 잃어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8위에 머물렀다.
고진영은 올해 4월 ANA 인스퍼레이션, 지난주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시즌 메이저 3승을 노렸지만 3위로 대회를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고진영은 “오늘 내 플레이에 점수를 주자면 99점”이라며 “다른 선수가 잘해 우승을 뺏기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전했다. 고진영은 2013년 박인비(31ㆍKB금융그룹) 이후 6년 만의 대기록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세계랭킹 1위 수성과 시즌 5개 메이저 성적을 합산해 가장 좋은 성적의 선수에게 수여되는 ‘아니카 어워드’ 수상을 확정 지으며 아쉬움을 달랬다.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데뷔한 시부노는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생애 첫 메이저 정상에 오르며 1977년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자 히사코(74) 이후 42년 만에 일본에 LPGA 투어 메이저 트로피를 안겼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서는 첫날부터 선두를 지켜온 안병훈이 또 다시 우승 문턱에서 미끄러지며 첫 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뤘다. 안병훈은 같은 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즈버러의 시지필드 컨트리클럽(파70ㆍ7,12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지만 무려 8타를 줄인 J.T 포스턴(26ㆍ미국)에 우승을 내줬다. 2015년 PGA 투어에 데뷔한 안병훈은 그 동안 연장패 2차례를 포함해 준우승만 3번 했을 뿐 아직 우승이 없다.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보기 없이 선두를 질주해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았지만 마찬가지로 첫 승을 노리던 포스턴에 정상을 내줬다. 안병훈은 “15번홀 보기가 아쉬웠다”며 “노력해서 반드시 1승을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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