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전체 시장 규모는 전월 대비 0.3% 소폭 증가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일본 수입 자동차 판매량이 6월과 비교해 32% 이상 급감했다. 7월 초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규제를 시작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반일 감정이 커진 탓이다. 당초 일본차 업체들은 판매 감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지만, 일본차 판매 감소 현상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일본차 신규 등록대수는 2,674대로, 6월 대비 32.2% 감소했다. 지난달 수입차 전체 신규 등록대수는 6월 대비 0.3% 증가한 1만9,453대를 기록했는데 일본차만 유독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일본차 브랜드 중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곳은 혼다였다. 혼다는 지난달 신규 등록대수가 468대로 6월보다 41.6% 줄었다. 이어 도요타와 렉서스는 전월 대비 각각 37.5%, 24.6% 신규 등록대수가 감소했다. 닛산과 인피니티 역시 지난달 신규 등록대수가 각각 228대, 131대로 19%, 25% 감소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일본차의 수입차 시장 점유율 역시 6월보다 6.7%포인트 하락한 13.7%에 그쳤다.
일본차는 올 상반기 ‘수입차 불황’ 속에서도 10.3% 가량 성장했다. ‘탈(脫) 디젤화’의 트렌드와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커졌기 때문이었다. 도요타와 렉서스는 전 라인업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했고, 혼다도 주력 차종인 ‘어코드’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 출시했다. 닛산은 전기차 ‘리프’ 2세대 모델 판매를 확대했다.
하지만 지난달 초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를 시작하면서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본차는 올해 초만해도 가솔린,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에서 수입차 트렌드를 주도했지만, 이번 일본차 불매운동으로 당분간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라며 “수입차 시장은 차량의 성능이나 가격만큼 트렌드가 중요하기 때문에 ‘탈디젤’ 처럼 ‘탈일본’ 현상으로 번질 경우 장기적인 판매 침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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