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을 ‘가마우지’에서 ‘펠리컨’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성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소재·부품·장비 경쟁력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우리 소재·부품·장비산업은 가마우지라고 불렸다”면서 “그러나 우리 모두가 합심한다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그간의 가마우지를 미래의 펠리컨으로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그간 2001년 소재·부품특별법을 제정한 이후 생산과 수출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지만, 핵심 기술력과 부품의 국산화를 이루지 못해 외형적 성과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국내 소재·부품·산업을 가마우지로 빗대 제기되고 있는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다. 가마우지는 중국에서 가마우지의 목 아래를 끈으로 묶어 물고기를 잡아도 못 삼키게 한 뒤 어부가 가로챈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성 장관이 언급한 펠리컨은 먹이를 부리 주머니에 넣어와 새끼를 먹이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성 장관은 미래의 소재·부품·장비산업을 펠리컨으로 비유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후방에 파급하는 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지금의 현실은 우리 앞에 놓인 불확실성으로 인해 어려움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부는 그 동안 숱한 위기를 극복해왔던 우리 경제와 산업의 저력을 믿고 있으며 이번 대책에 대한 강력한 실천 의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100대 핵심 전략품목을 1년∼5년내 국내서 공급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하는 내용의 대책을 내놨다. 100대 품목을 정해 전(全)주기적 특단의 대책을 추진, 20대 품목은 1년 안에, 80대 품목은 5년내 공급을 안정화시키겠다는 게 핵심. 매년 1조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해 ‘기술 독립’을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들 핵심품목에는 대규모 연구개발(R&D) 재원을 집중 투자하고, 빠른 기술축적을 위해 과감하고 혁신적인 R&D 방식을 도입한다. 핵심품목에 대한 대규모 R&D 투자는 7년간 약 7조8,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또한 인수합병(M&A), 해외기술 도입 및 투자유치 활성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술획득을 지원하고 산업현장의 조속한 생산을 위해 인허가, 노동시간 등에 따른 애로를 신속히 해소할 방침이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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