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로 포장해 한국당과 통합 시 몸값 받겠다는 것”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5일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바른정당계 인사들을 겨냥해 “자유한국당에 가려거든 혼자 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ㆍ이혜훈 의원이 혁신위원회에 손 대표 퇴진을 우선 안건으로 삼아달라고 요구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면서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당내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껴왔습니다만 한 말씀 드리겠다”며 작심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바른정당계가 손학규의 퇴진을 이토록 요구하는 이유는 분명해졌다.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 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며 “행여라도 바른미래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려는 분들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최근 몇 달 간 저는 제 정치 인생을 송두리째 짓밟히는 경험을 했다. 당 대표의 권위는 부정당하고 찢기고 발가벗겨졌다”며 “이 수모를 당하면서 버티는 이유는 오직 하나, 이 당을 한국당에 갖다 바치는 것만은 막기 위해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학규가 국무총리 자리를 해 먹으려 한다, 내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한자리 얻어보려고 한다는 등의 수군거림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는 손학규를 정말로 모르는 분들이 하는 말”이라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제 거대양당의 극한 정치는 끝내야 한다. 다당제는 현실이 됐고 그 중심에 우리 바른미래당이 있다”며 “우리는 내년 총선에서 3번을 달고 정정당당하게 나서 승리할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당권 사수 의지를 재확인해 퇴진 요구를 일축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손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추석 때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못 미치면 자진 사퇴하겠다”고 했던 약속이 유효하느냐는 질문에 “오늘 다 이야기했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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