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전북과 승점차 4점으로 벌려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의 강원 돌풍이 뜨겁다. 이른바 ‘병수볼’로 불리는 김병수 감독의 끈질긴 공격축구가 계속 빛을 발하고 있다. 24라운드에선 급기야 지난해까지 ‘절대 1강’으로 군림하던 전북과 비기며 선두경쟁 판도에도 영향을 줬다. 지난 라운드에서 전북에 승점 2점차로 앞서던 울산은 이번 라운드에서 제주에 5-0으로 이기면서 전북(승점 50)과 승점 차를 4점 차로 벌렸다.
강원은 4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K리그1 2019 전북과 경기에서 3-3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45분까지 1-3으로 뒤처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경기 종료 직전까지 두 골을 몰아치며 3-3 무승부를 만들었다. 흡사 0-4로 뒤지다 5-4로 승부를 뒤집은 6월 23일 포항전 승부를 떠올리게 했다. 강원은 이날 무승부로 승점 38점째를 쌓으며 3위까지 주어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을 거머쥐기 위한 발걸음을 이어갔다.
이날 강원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전북 임선영(31)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전반 종료직전인 48분 베테랑 정조국(35)의 동점골이 터졌다. 강원은 후반 10분 투입된 전북 새 용병 호사(28)가 후반 26분과 37분 연속 골을 터뜨리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시계가 경기 종료 시점을 향해 달려가던 후반 45분부터 ‘춘천의 기적’이 시작됐다. 후반 45분 강원 조재완(24)이 만회골을 터뜨렸다. 클라이맥스는 경기 종료 직전이었다. 후반 추가시간(6분)이 다 지나갈 무렵 페널티 박스에서 전북 손준호(27)의 핸드볼 파울이 벌어졌고, 강원은 여름이적시장 때 경남에서 이적한 이영재(25)의 페널티킥 골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어냈다. 강원 김병수 감독은 경기 후 “상대에게 리드를 내준 후 전술변화를 지시했다. 포항과 경기처럼 빠른 공격을 펼쳤다. 그 결과 좋은 성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로서 전날 제주를 대파한 울산의 우승 레이스는 조금 더 여유로워졌다. 전북과 승점 차를 4점 차로 벌렸는데, 최근 14경기 10승 4무의 매서운 상승세를 탄 울산의 기세는 당분간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전에선 믹스(29)와 김태환(30) 등 핵심선수들을 쉬게 해 체력 안배까지 성공한 데다, J리그 빗셀 고베에서 3년 반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김승규(29)는 복귀와 함께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이날 제주가 기록한 슈팅은 무려 19개(유효슈팅 4)로 울산보다 많았지만, 울산의 탄탄한 수비와 김승규의 철벽방어에 고개를 떨궜다. 김승규로부터 시작되는 안정적인 빌드업이 막강한 공격력에 더 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단 분석이다.
춘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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