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이른바 ‘사케 오찬’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야당을 중심으로 "이율 배반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민주당은 "사케가 아닌 국내산 청주"라며 진화에 나선 상황이다. 본보 확인 결과 이 대표가 오찬에 곁들인 술은 일본산 사케가 아닌 국내 주류회사가 만든 '백화수복'이란 청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술은 국내 주류회사가 만들긴 했지만 일본식 누룩인 '입국'을 사용하는 일본식 청주여서 민주당 주장처럼 국내산 청주로 보긴 어렵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가 내려진 지난 2일 국회 인근의 일본식당에서 반주를 곁들인 오찬을 했다. 당시 이 대표가 오찬 자리서 마신 술이 일본산 사케였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자 민주당은 "사케가 아닌 국내산 청주"라며 해명했다.
당시 이 대표가 오찬을 했던 일식당 사장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우리가게에선 일본산 사케를 팔지 않고 국내 주류회사가 만든 청주만 판다"며 "청주는 잔술로 팔기도 하는데 당시 이 대표 오찬자리에선 백화수복이 잔술로 한잔씩 나갔다"고 말했다.
백화수복은 국내 주류회사인 롯데주류가 파는 청주다. 이 회사 홈페이지에 가면 이 술을 "차례, 제사 때 애용하는 전통 있는 제례주"라고 홍보하고 있다. 실제 이 술은 1945년 출시돼 올해로 시장에 나온 지 74년 된 국내 대표적인 제례주 중 하나다.
회사 측은 70년 역사를 내세워 이 술을 '대한민국 대표 제례주'라고 홍보하지만 사실 이 술은 국내 전통 제법으로 빚은 전통술은 아니다. 이 술은 일본식 누룩인 '입국'을 사용해 보통 청하와 함게 일본식 청주로 분류된다. 반면 전통제법으로 빚은 화랑·경주법주·예담 차례주 등이 전통 청주에 속한다.
민주당이 '사케 논란'에 대해 국내 청주를 마셨다고 해명하긴 했지만, 실제론 국내주류 회사가 만든 일본식 청주를 마셨다고 보는 게 더 맞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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