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창가학회 건물이 동네 랜드마크될라” vs 한국SGI “지역사회 발전에 도움 될 것”
한국SGI 대구 서구 비산동 주택가 입구에 종교시설을 건립키로 하자 인근 주민들이 동네의 정체성이 훼손된다는 이유로 관할 구청에 건축허가 취소를 요구하며 반대하고 있다.
국제창가학회(SGI)의 모체인 창가학회는 1930년 교육자인 마키구치 쓰네사부로가 창설한 종교단체로 불교 경전 중 대승경전인 ‘법화경에 귀의한다’는 뜻의 ‘남묘로렌게쿄’(나무묘법연화경)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SGI는 지난 4월 서구 비산2동에 지상 6층 연면적 2,900㎡ 규모의 종교시설 건축허가를 받았다. 그후 비산동 통장들과 주민들이 건축반대 서명과 시위에 나서고 있다.
건축 장소 인근에는 ‘주민동의 없는 마을 종교시설 허가 취소하라’, ‘주민행복생활권 침해하는 종교시설 건립반대’ 등 종교시설 신축에 반대하는 각종 단체의 현수막이 10개 정도나 내걸려 있다.
주민들은 한국SGI 종교시설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 주민은 “종교단체가 혐오시설은 아니지만 생소한 종교 건물이 하필이면 마을입구에 들어오는지 알 수 없다”며 “서구는 낙후된 지역이라 큰 종교 건물이 들어서면 곧 랜드마크가 되고 남묘호렌게쿄가 지역 이름이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대해 관할 서구청은 종교시설은 허가사항이 아니라 신고사항이고 건축법상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허가를 내줬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주민 반발로 불허 처분된 동물화장장 사례를 거론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주민은 “서구 동물화장장의 경우 2년이 넘게 걸렸지만 주민 반발로 통과되지 못한 사례가 있다”며 “창가학회 포교원은 주민동의 과정도 전혀 없이 일사천리로 허가가 났다”고 지적했다.
48년째 이곳에 살고 있다는 한 80대 노인은 “이름도 부르기 어려운 생소한 일본종교 건물이 주택가 입구에 들어서는 것을 어느 주민이 반기겠느냐”고 말했다
이에대해 한국SGI 관계자는 “전국 100여개 이상 시설이 지역사회발전 공헌을 이념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입장을 헤아려 대화를 통해 오해를 풀어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수성구 상동에도 4층 규모의 한국SGI상동문화회관 건축공사가 내달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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