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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역외시장서 1200원 돌파… “외자 이탈 방아쇠 되나”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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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역외시장서 1200원 돌파… “외자 이탈 방아쇠 되나” 비상등

입력
2019.08.05 04:4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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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2차보복ㆍ미중 분쟁 등 겹쳐… 뉴욕 선물환 시장 1203.75원 마감 

원ㆍ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김경진기자
원ㆍ달러 환율 추이. 그래픽=김경진기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미ㆍ중 무역분쟁 확대 등 영향으로 지난 2일 달러당 1,198원까지 치솟았던 원ㆍ달러 환율이 주말 사이 역외시장에서 1,200원을 돌파하며 원화 약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환율은 경제에 무차별적 파급력을 지니는데다, 아직 가능성은 낮지만 늘 경제 위기의 방아쇠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우려도 적지 않다. 당장은 환율 급등이 기업실적 우려 속에 증시 투자금 이탈을 부추길 거란 전망과 함께, 통화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에도 제약을 가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2년7개월 만에 1200원 넘은 역외 환율 

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ㆍ달러 NDF 환율(1개월물 기준)은 전날보다 6.75원 급등한 1,203.75원으로 마감했다. 원ㆍ달러 NDF 환율이 1,200원을 넘은 건 2017년 1월3일(1,209.00원) 이래 2년 7개월 만이다. 앞서 서울 외환시장의 이날 원ㆍ달러 환율 종가(1,198.0원)보다는 6원 가까이 높아졌다.

원화 거래 시장은 현물ㆍ선물환이 모두 거래되는 서울 외환시장과 선물환만 거래되는 NDF 시장(뉴욕, 런던, 도쿄 등)으로 나뉘는데, NDF 시장은 서울 시장에 비해 투기 수요가 많아 경제 변동 요인에 보다 민감하며 대체로 다음날 서울 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 한 주 간(7월29일~8월2일) 뉴욕 NDF 시장에서 21.3원(1.80%), 서울 시장에선 13.2원(1.11%) 증가했다. 이 기간 달러 대비 강세를 보였던 일본 엔(-1.11%)은 말할 것도 없고, 유로(0.60%), 인도네시아 루피아(0.99%), 멕시코 페소(1.06%) 등에 비해서도 약세 폭이 컸다.

특히 2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 중국 관세 부과 엄포로 달러화가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는데도, 원화 가치가 더 가파르게 떨어지며 환율이 급등했다. 미중 무역분쟁 확대라는 글로벌 공통 변수에 더해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중국 경기둔화 등 한국 고유의 악재가 부각되고 있는 셈이다.

 ◇자금 유출ㆍ통화정책 제약 우려 

시장에선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선을 넘어 더 오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미국의 연쇄 금리인하 기대감 약화로 달러 강세 기조가 예상되고, 대내적으로는 경상수지 악화, 한은 추가 금리인하 기대 등이 원화 약세 재료가 될 전망이다. 정성윤 하이투자선물 연구원은 “전고점이 뚫린 만큼 단기적으로 환율이 1,210원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 상승은 국내 경제에 다각도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외국계 투자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외국인 주식 투자자금 대부분은 원화가 약세이면 환차손을 보게 돼 환율 급등 시 순매도를 부추긴다. 여기에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급속히 어두워지고 있는 점도 자금 이탈을 부추길 수 있는 요인이다. 실제 코스피 시장에서 6월(7,800억원)과 7월(2조340억원) 두 달 연속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달 1, 2일 이틀 동안 4,300억원어치를 대량 처분하며 우려를 키우고 있다.

환율 급등이 한국은행의 향후 통화정책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는 원화 약세 요인이다 보니 환율 상승기엔 부작용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며 경기 부양 기조로 돌아섰지만, 원화 약세 흐름이 멎지 않을 경우 추가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내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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