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을 비롯해 ‘준 강남권’으로 불리는 과천과 하남, 성남 분당 등 이른바 ‘경기도 내 투기과열지구 4형제 지역’의 집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특히 광명과 과천은 7월 아파트값 상승률 1,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9ㆍ13 부동산 대책 직전 준강남권 집값이 서울 강남4구(강남ㆍ서초ㆍ송파ㆍ강동구)보다 더 뛰던 상황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아파트 매매가격 주간 변동률은 지난달 29일 기준 0.42%를 기록했다. 이는 하수처리장 이전 호재로 집값이 폭등한 대전 유성구(0.44%)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과천은 지난달 22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도 0.44% 올라, 9ㆍ13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9월 셋째주(0.56%) 이후 10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과천시 아파트값은 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이어가던 지난 5월 넷째주(0.05%)부터 오르기 시작해 7월 들어 오름세가 커지고 있다. 과천시는 지난해 아파트값이 13.44% 급등하며 강남4구(9.94%)를 제치고 전국 최고를 기록한 곳이기도 하다. 7월 마지막 주 강남4구의 집값 상승률은 0.04%를 기록했다.
광명시 아파트값도 높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주 0.25% 오르며 앞선 주(0.22%)보다 오름 폭이 더 확대됐다. 7월 한달간 상승률(1.93%)은 과천시(1.44%)보다 높은 전국 1위다. 특히 광명시는 지난해 9ㆍ13 대책이 나오기 전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이 1%대를 기록하며 ‘8ㆍ27 대책’ 당시 하남시와 함께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바 있다.
하남시 아파트값도 7월 넷째주 0.38%에 이어 지난 주 0.19% 오르며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성남 분당구도 7월 1일 상승 전환 후 꾸준히 0.1%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들 경기도 투기과열지구 4형제 지역의 집값 급등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울 중심 업무지구까지 상대적으로 이동시간이 짧다는 장점과 개발 호재 등이 겹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과천은 3기 신도시 조성과 GTX 추진, 과천지식정보타운 조성 등 신도시 개발과 교통망 관련 호재가 잇따르면서 수요자의 관심을 받는 지역 중 하나다. 여기에 최근 후분양을 한 과천푸르지오써밋이 주변 재건축 단지보다 2억원 이상 비싼 분양가(전용면적 84㎡) 승인을 받은 것이 집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는 분석이다.
광명은 신안산선(안산~시흥~서울 여의도)과 제2경인선(광명 노온사동~인천논현~청학) 개발 호재가 집값을 띄운 요인으로 꼽힌다. 하남은 미사강변과 위례신도시 내 학교에 대한 선호도와 3기 신도시 지정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상승하고 있고, 성남 분당은 제2판교테크노밸리 준공 등 꾸준한 수요가 따르고 있다.
이에 지난해 9ㆍ13 대책 전후 상황이 재연되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준강남권 집값 급등이 강남권으로 번지는 경우다. 실제 광명 집값이 지난해 7월(0.41%), 8월(2.77%) 급등하는 동안 강남4구는 완만한 상승세(7월 -0.14%, 8월 0.74%)를 보이다 9월(2.51%) 들어 급등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요즘처럼 거시경제가 흔들리면 집값은 오르기 어렵다”며 “내년까지 전국적으로 입주 물량이 많은 데다 분양가상한제 확대 등 정부의 추가 대책 예고로 일부 호재 지역을 제외하고는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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