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일 간 경제갈등이 국제회의로 확전되는 양상이다. 한중일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등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동반자협정(RCEP) 각료회의에선 한국이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심사국) 제외 결정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이를 일본이 반박하는 장면이 벌어졌다고 아사히(朝日)신문 등이 4일 보도했다.
세코 히로시케(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장관은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RCEP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측이 회의 중에 일본의 수출관리 강화에 대한 발언을 두 차례 했다”며 “(일본은)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수출관리를 재검토한 것으로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수조치가 아니라고 했다”면서 “(한국 측 발언은) 매우 유감으로 RCEP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고 한국을 비판했다.
또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와 관련해 “수출관리상 조치로서 차분하게 진행하고 있다”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소속 국가들과 동일하게 되는 것뿐이라는 점을 이해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본 언론들은 한일 갈등으로 RCEP의 연내 타결 방침이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郎) 외무장관도 이날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등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본의 조치를 비판한 것과 관련해 “대부분의 참가국들은 무엇이 쟁점이 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절하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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