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친 이웃 여성을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살해한 40대 남성의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강간살인 혐의로 기소된 강모(41)씨의 상고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4일 밝혔다.
강씨는 지난해 5월 1일 오전 부산 연제구의 한 빌라에서 술을 사러 밖으로 나가다가,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50대 이웃 여성 A씨를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2017년 1월까지 전자발찌를 찬 강씨는 전자발찌를 벗은 지 1년 4개월 만에 범행을 저질렀다. 전문기관에 강씨 정신 감정을 의뢰한 결과 △성욕이 과다하고 △사이코패스 고위험군에 해당되며 △재범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 나왔다.
강씨는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피해 여성의 목을 조르거나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계속해서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법의학자 소견 등으로 볼 때 피해자의 사망원인이 경부 압박에 따른 질식사라고 인정했다. 1ㆍ2심은 “이미 다른 성범죄 3건으로 10년 이상을 복역한 피고인이 같은 층에 사는 것 말고는 아무런 관계도 없던 피해자를 성폭행하고 참혹하게 살해했다”며 “참혹한 범행과 책임 정도 등을 고려해 사회에서 무기한 격리하고 참회ㆍ속죄하도록 해야 옳다”고 판단했다. 1ㆍ2심 모두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강씨가 형이 너무 무겁다며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범행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을 살펴보면 무기징역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형을 확정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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