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의 6ㆍ30 판문점 회동 이후 양측 실무협상이 열리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정부 고위 관계자가 “북한이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가 열린 태국 방콕에서 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체제상 여러 개의 이슈를 저글링(동시에 다루기)하면서 갈 수 있는 체제가 아닌 듯 하다”며 “북한이 실무협상 준비에 ‘올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측이 협상전략 재정비, 협상단 구성 등 내부적인 준비 과정을 아직 마치지 못했기 때문에 미국의 실무협상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앞서 6월 30일 판문점에서 만나 수주 내로 실무협상을 재개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북미) 정상이 실무회담 재개를 합의한 만큼 조만간 (북한이 협상하러)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북한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하는 이유에 대해선 “(북미) 회담에 나오면 시험 발사하기 어려운 상황이니 회담에 나오기 전에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봤다.
이번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북한은 이 행사에 리용호 외무상을 보내지 않았다. 리 외무상 대신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김제봉 주태국 북한 대사는 별도 발언을 하거나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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