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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거리핵전력 조약 공식 탈퇴”…미ㆍ러 新냉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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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거리핵전력 조약 공식 탈퇴”…미ㆍ러 新냉전 우려

입력
2019.08.02 23:17
수정
2019.08.02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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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이 2일 시암 소사이어티에서 연설하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외교장관 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무장관이 2일 시암 소사이어티에서 연설하고 있다. 방콕=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이 2일(현지시간) 1987년 러시아와 체결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공식 탈퇴했다. 러시아 역시 미국의 조치에 대응해 탈퇴 입장을 밝힌 터라, 냉전시대 때 만들어진 양국의 군축 조약이 백지화되면서 향후 군비 경쟁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를 낳고 있다.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고의로 위반한 조약에 미국은 남아있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이어 "조약에 위배되는 미사일 시스템의 개발 및 배치는 미국과 동맹국에 직접적인 위협이며, 러시아의 협약 불이행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이해관계를 위험에 빠뜨린다"라고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은 러시아에 불이행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를 제공했지만, 러시아는 지난 수년간 그랬던 것처럼 조약 의무사항을 이행하는 대신 이에 위배되는 미사일을 보유하는 쪽을 선택했다"고 탈퇴 배경을 밝히면서 "조약의 몰락은 온전히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발표해 “미국은 심각한 실수를 범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외무부는 이어 "미국은 러시아가 INF 조약을 위반했다는 식의 명백한 허위 정보를 근거로 한 선전전을 펼치면서 조약을 둘러싼 사실상 극복할 수 없는 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성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는 현존하는 군비통제 시스템의 사실상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지난달 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조약 이행을 다시 결정할 때까지 INF 조약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법령에 서명한 바 있다. 또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 역시 지난달 30일 INF 조약 종료와 관련한 정책을 뒤집기 위해 수일 내로 어떤 조치도 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INF 조약은 미국과 옛 소련 양국이 냉전이 한창이던 1987년 12월 체결한 것으로, 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실전배치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INF 조약은 체결 이후 1991년 6월까지 500~5,500㎞의 중단거리 미사일 2,692기를 없애고, 이후에도 양국의 미사일 개발 경쟁을 억제하는 기능을 해왔다.

이러한 INF 조약이 사실상 백지화되면서 양국 간 핵 군비 경쟁을 촉발해 전 세계가 다시 신 냉전 구도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미국은 INF 탈퇴로 중단거리 미사일 개발이나 고도화를 본격화하고, 러시아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신무기 개발 및 배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전문가들 및 외신에서 잇따르고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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