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 박주영ㆍ‘PK실축ㆍ추격골’ 세징야
2명 퇴장 당한 新라이벌전
서울은 2연패 탈출, 대구는 3연패 늪에
서울의 박주영(34)과 대구의 세징야(30). 양팀 에이스의 희비가 엇갈린 한판이었다.
서울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24라운드에서 박주영의 선제골과 박동진(25)의 추가골로 세징야가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대구에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20일 전북, 30일 울산에 당한 2연패에서 벗어나는 귀중한 승리였다. 반등에 성공한 서울은 13승(6무5패)째를 거두며 승점 45점으로 2위 전북(승점 49점)을 승점 4점 차로 추격했다. 반면 대구는 3연패의 늪에 빠지며 5위 수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날 팬들의 이목은 양팀 공격의 핵심인 박주영과 세징야에 쏠렸다. 박주영은 34살이라는 나이를 잊은 듯 이번 시즌 5골 5도움, 든든한 활약으로 서울 상승세의 일등공신이었고, 세징야는 8골 6도움으로 대구의 공격을 혼자 책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었다. 게다가 유벤투스전에서 찰떡 호흡을 자랑했던 두 선수가 다시 적으로 만났으니,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다.
두 선수는 그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활약을 펼치며 명경기를 선사했다. 먼저 ‘장군’을 외친 건 박주영이었다. 박주영은 전반 3분 정원진(25)이 내준 감각적인 힐패스를 침착하게 골문 구석을 노린 정확한 슈팅으로 연결해 선제골을 터트렸다.
서울은 후반 15분 주장 고요한(31)이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뒤 올린 크로스를 박동진이 헤더로 골망을 흔들며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대구엔 ‘멍군’을 외친 세징야가 있었다. 세징야는 앞선 전반 17분 고광민의 핸드볼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 찬스에서 유상훈 골키퍼의 선방으로 동점 기회를 놓쳤지만 두 번째 찬스는 놓치지 않았다. 세징야는 후반 33분 박기동(31)이 페널티박스 골라인 깊은 곳에서 내준 땅볼 패스를 깔끔한 슈팅으로 연결해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대구는 후반 37분 박한빈(22)이 세징야의 감각적인 힐패스를 받아 대포알 중거리슛을 날렸으나 크로스바를 강타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대구는 경기 종료까지 서울을 몰아붙였지만 1-2 패배를 면하지 못했다.
이날 양팀은 시종일관 거친 몸싸움으로 2명이 퇴장 당하는 혈투를 벌였다. 한편 이날 서울은 후반 28분 박주영을 빼고 김한길(24)을 넣은 반면 세징야는 풀타임을 뛰었는데, 이는 양팀의 현재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장면이었다. 특히 세징야는 혹독한 일정에 지친듯한 모습이었다. 세징야는 지난달 26일 유벤투스전을 시작으로 30일 23라운드 수원전에 이어 서울전까지, 일주일 동안 무려 3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대구의 얇은 스쿼드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세징야는 경기 후 홀로 모든 짐을 지고 있는 듯 씁쓸한 표정을 지어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대구는 새로 영입한 히우두(30)가 수차례 찬스를 놓친 게 아쉬웠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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