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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 코 앞인데…” 일본 규탄 전방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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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이 코 앞인데…” 일본 규탄 전방위 확산

입력
2019.08.02 17:30
수정
2019.08.02 22:5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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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한국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 결정을 내린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모인 시민들이 일본 규탄 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한국의 ‘화이트 리스트’ 배제 결정을 내린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모인 시민들이 일본 규탄 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한반도가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폭염이 아니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 때문이었다. 규탄대회가 열렸고, 게양됐던 일장기가 내려졌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자매결연 중단 조처도 나왔다. 광복절을 앞둔 시점이라 일본 규탄 분위기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오후 1시, 일본 정부의 결정이 알려지자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민행동은 민주노총, 한국진보연대, 한국 YMCA, 흥사단 등 682개 시민단체가 결성한 단체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식민지배 역사를 반성하기는커녕 군사 대국화를 계속 추진하고, 우리나라를 경제군사적 하위 파트너로 길들이겠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정부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파기 등 강력한 대응책으로 맞설 것을 주문했다. 시민행동은 “국민적 합의도 없이 박근혜 적폐정권이 강행한 일본과의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즉각 파기하고, 이미 해산된 화해치유재단에 일본이 출연한 10억엔을 즉각 반환해 한일 위안부 합의의 파기를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 동구 초량동 주한 일본영사관 앞에서도 시민단체들이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구청 관계자가 일본정부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 거리에 게양된 일장기를 철거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서 구청 관계자가 일본정부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 조치에 대한 항의 표시로 거리에 게양된 일장기를 철거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지자체들도 일본 규탄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 강남구청은 강남 한복판에 걸려있던 일장기를 철거하는 ‘퍼포먼스’로 항의의 뜻을 나타냈다. 강남 테헤란로와 영동대로 일대에 국제 교류, 화합, 협력을 상징하는 의미로 대로변에 만국기가 내걸려 있는데, 이 가운데 일장기 14개만 골라서 뗐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는 경제 침략 선언”이라며 “일본이 이성을 되찾고 한국에 대한 규제를 철회할 때까지 항의 표시로 일장기를 떼어낸 자리를 비워둘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 지자체와 상호 교류를 끊겠다고 나선 지자체도 등장했다.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은 이날 오후 “시민과 함께 경제독립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규제 철회 시까지 행정 물품 및 발주 공사에 일본 제품 사용 금지, 일본 자매 도시와의 친선 방문 취소 등을 대책으로 발표했다. 앞서 경기 고양시 등은 공무원 일본 연수와 기관 방문 등 일정을 취소한 바 있다.

시민들도 일본의 행태가 적반하장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직장인 윤혜미(37)씨는 일본 경제 보복이 “정말 합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유니클로 불매는 물론, 일제 비타민인 액티넘도 먹지 않으려 한다”고 밝혔다. 대학생 정우신(28)씨는 “일본은 한일 중 한 나라가 무너질 때까지 해보자는 속셈인 것 같다”며 “분별없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움직임은 광복절이 다가오면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행동은 당장 주말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일본 규탄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시민행동 관계자는 “지난달 27일 광화문집회에 시민 5,000여명이 참석했는데 이번 추가 보복으로 3일과 10일, 15일 집회 참가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 등 지자체들은 자체적으로 치를 예정이었던 광복절 행사를 일본 규탄대회, 혹은 결의대회로 성격을 바꾸어 치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배성재 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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