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가 시골 마을 세컨드 하우스에 대한 화두를 던질 힐링예능의 탄생을 알렸다.
2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서울에서는 MBN 새 예능 ‘자연스럽게’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자연스럽게’의 연출을 맡은 유일용 스페이스래빗 제작본부장 겸 PD 및 전인화, 은지원, 김종민, 조병규가 참석했다.
오는 3일 오후 9시 첫 방송되는 ‘자연스럽게’는 ‘단돈 천 원에 분양받는 셀럽들의 시골 마을 세컨드 하우스’라는 콘셉트로 각박한 도시의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전하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날 유일용 PD는 “자연스럽게라는 프로그램은 제가 늘 가지고 있던 소망 같은 것이었다. 저도 시골 출신이지만, 제가 여러 프로그램을 하면서 시골을 다녀보니 정말 예쁜 동네인데도 점점 빈집이 늘어나고 있더라. 10년, 20년 후에는 이 집들이 사라질 수 있겠다 싶은 우려가 들었다. 비단 우리나라만의 걱정은 아니었다. 조그만 화두를 던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찰나에 이적을 했고,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유 PD는 프로그램의 차별점에 대해 “짧게 다녀오는 것이 아니라 1년 동안 다녀오면서 사계절을 충분히 경험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아내고자 했다”며 “저희 프로그램은 귀농 프로젝트는 아니다. ‘빈집’이 포인트라, 어떻게 보면 다큐 느낌이 날 정도로 조금 길게, 이 분들이 1년 동안 그 곳에 정착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 포인트다. 그게 저희 프로그램의 차별점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전인화는 ‘자연스럽게’로 데뷔 36년 만에 첫 리얼리티 예능 도전을 알려 화제를 모았다.
전인화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30년 만에 자신만의 독립생활은 물론, 아름다운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 리얼 라이프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전인화는 “정말 새롭다”고 출연 소감을 전한 뒤 “이런 자리에서 유일용 PD님과 귀여운 후배 병규, 은지원, 김종민과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기대되는 에너지고 힘이 되는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처음에는 ‘자연스럽게’라는 제목을 보고 ‘뭔가 다른 제목이 있지 않을까’ 했는데 직접 가보니 이보다 더 잘 어울리는 제목이 없더라“고 프로그램의 첫 인상을 밝힌 전인화는 ”그리고 저도 조금 더 자연스러워지는 게 어떨까 하는 생각에 유일용 PD님이 굉장히 오랜 시간동안 저를 설득했다. ‘아름다운 마음을 살리고, 지키고 싶다’는 취지를 설명하셔서 어느 날 저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앞으로 이 좋은 친구들과 한 마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저도 기대되고 새로운 소통을 하면서 지낼 예정이다. 여러분들이 저희 프로그램을 관심 있게 봐 주시면서 자연스럽게 친구가 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 PD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전인화를 캐스팅 한 이유에 대해 “꼭 한 번 일을 해보고 싶다는 1순위가 전인화 씨였다. 저의 학창시절 워너비였기 때문”이라며 “처음부터 한 집은 젊은 친구가, 한 집은 40대, 한 집은 도시 생활을 충분히 하시고 나만의 생활을 충분히 하신 분이 오셨으면 했다. 그런 기획 속 제일 먼저 섭외를 한 분이 전인화 씨였다. 만나 뵙는 것 조차 떨리고 쉽지 않았다. 백방으로 수소문해서 연락을 드리다가 저희 막내 PD의 이모이신 인연이 있어서 몇 번의 고사 끝에 간청을 드려 만나 뵙게 됐다. 한, 두 달에 걸쳐 취지에 대해 공감을 해 주셔서 섭외가 잘 마무리 됐다. 세대별로 자연 속에서 살고 싶다는 마음을 충족시켜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자연스럽게’의 막내, 20대 도시 청년 조병규는 ‘배달 어플 VVIP’의 시골 라이프를 예고했다. 육식 서울 청년의 소확행 라이프를 통한 신선한 웃음을 예고한 조병규는 “프로그램 내에서 머슴 역할을 맡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조병규는 “첫 고정이 ‘자연스럽게’가 된 것이 너무 영광이다. 어렸을 때부터 시골 생활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외가 식구들이 전주에서 살고 계신데 그 곳의 향수가 너무 좋았다. 20살 때 데뷔를 하고 나서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정신없이 열심히 살기만 했는데, 그 동안 쉴 시간이 없었던 것 같다”며 “그러던 중 유일용 PD님이 출연 제안을 주셨다. 그래서 너무 설레는 마음으로 고민 없이 출연을 결정했던 것 같다”고 출연 소감과 계기를 밝혔다.
은지원과 김종민은 KBS2 ‘1박 2일’ 이후 오랜 만에 ‘자연스럽게’로 재회했다. 강제 동거를 하게 된 40대 싱글남 콤비의 만남을 예고한 두 사람은 명불허전 앙숙 케미를 보여 줄 예정이다.
은지원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프로그램과 이 제작발표회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너무 과하다 싶다. 마음 같아서는 취재진 분들을 다 인터넷이 안 되는 구례로 초대하고 싶은 마음이다”라고 너스레를 떤 뒤 “저는 한 번도 시골 생활을 해보지 않았고 도심에서만 살아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의지할 수 있는 동생이자 때로는 형이 될 수 있는 종민이와 또 다시 프로그램에서 만났고, 선배님도 계셔서 너무 좋게 촬영 중이다. 많은 기대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김종민 역시 “제가 혼자 산 지 15년 정도 됐는데, 옆에 누가 있으니까 불편하긴 하다”면서도 “그런데 지원이 형이 생각보다 굉장히 잘 해 주신다”고 은지원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김종민은 “어렸을 때 전인화 선배님의 팬이었다. 이상형으로 전인화 선배님을 꼽곤 했는데 옆집에 산다고 하니까 들러서 커피라도 마시고 싶더라. 너무 설레고 기분 좋게 촬영 중이다”라고 전인화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현장 말미 유 PD는 이적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예능의 기대 시청률에 대한 질문에 “신경을 안 쓰려고 하는데 요 며칠간 뜬 눈으로 마무리 작업 중이다. 첫 방송부터 시청률이 잘 나오고 화제가 되면 좋겠지만 그런 생각을 할수록 집중이 안 되더라”며 “긴 호흡으로 차츰차츰 올라가기만 한다면 좋을 것 같아서 큰 욕심을 부리지 말자 싶었다. 어느 순간 스며드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조합으로 잊혀져 가는 시골 생활에 대한 화두를 던지겠다는 포부를 내세운 ‘자연스럽게’는 오는 3일 첫 방송된다. 그간 굵직한 흥행 예능을 만들어왔던 유일용 PD가 KBS에서 스페이스래빗으로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새 예능이 어떤 평가를 맞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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