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누리꾼들 “오사카는 한국이 먹여살린 곳 아닌가”
일본 오사카 시장이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ㆍ수출 심사 우대국) 제외 조치를 반대한 정당을 공개 저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국내 누리꾼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한국 관광객들이 먹여 살린 것이나 마찬가지인 도시의 시장이 어떻게 그런 언행을 일삼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마쓰이 이치로(松井一郎) 오사카 시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번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반대한 시이 가즈오(松井一郎) 공산당 위원장을 겨냥해 “아베 신조 총리는 분명히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것이) 일본의 안전보장 문제라고 말했다”면서 “(이를 반대한) 공산당은 일본의 정당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2일 온라인 게시판에 “오사카 경제는 한국이 먹여 살려주고 있는 거 아니었나”(아****), “올해 일본여행 취소한 거 잘한 듯”(Ao****), “오사카는 대도시고 중국인도 많이 가니까 자신 있다 이거냐”(da****)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정치권과 관련해서는 “일본의 정당이라는 건 ‘나라와 국민이 어찌되든 자기 잇속만 챙기면 되는 정당’을 말하는가 보다”(50****), “이제는 당 단위로 비(非)국민 이야기를 한다”(포****), “보수정당이 자유무역을 무기화하고 공산당이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게 코미디’(바****) 등의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오사카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호텔스컴바인, 익스피디아 등 숙박 예약 어플리케이션 집계에서 한국인 관광객 방문 도시 1위로 꼽혀온 곳이다. 일본 정부의 통계종합창구(e-stat)에 따르면 지난 4월 오사카 인근 항구와 공항을 이용한 외국인 중 한국인의 비율은 오사카항 약 80%, 간사이국제공항 약 20%로 집계됐다.
마쓰이 시장이 글을 올리기 직전 공산당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한 각의(국무회의)의 결정을 보류하라는 취지의 긴급 건의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시이 공산당 위원장은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강제징용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의 해결 수단으로 무역 조치를 하는 것은 정경분리 원칙에 위배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2일 아베 총리 주재로 각의(국무회의)를 열어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골자로 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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