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당시 여야 충돌로 2일 피고발인 조사를 받은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출석을 거부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경찰 견학 좀 오시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도착해 취재진에게 “자유한국당의 국회 폭력 피해자인 내가 성실히 조사에 임하는 이유는 한국당 의원들도 빨리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뜻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월 말 국회 의안과 앞 충돌 상황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으로부터 고발당해 수사 대상이 됐다. 이와 관련해 그는 “고발장에 저의 구체적인 혐의 사실이 적시된 것은 없다”며 “당일 모든 언론을 통해서 많은 국민이 지켜봤듯이 폭력으로 고발당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발인 조사도 없는 상태에서 피고발인 조사를 받는 황당한 상황이지만, 국회폭력 사태에 대한 진실이 정확히 규명되고 법 앞에 모든 사람이 공정하게 판단 받는 과정을 만들어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의 경찰 출석을 ‘경찰 견학’ ‘출석 놀이’ 등으로 표현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향해선 “경찰 견학 좀 오시라”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한국당 의원들이 조사를 더 이상 회피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으니 성실하게 빨리 조사에 임하길 촉구한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패스트트랙 관련 충돌로 경찰이 접수한 고소ㆍ고발은 모두 18건이다. 수사 선상에 오른 국회의원 수만 총 109명이다. 출석 요구를 받은 한국당 의원들은 “경찰 수사가 야당에 대한 탄압”이라며 불응 방침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을 감금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국당 엄용수 여상규 정갑윤 이양수 의원은 3차 소환 통보에도 출석거부 의사를 표명했다.
반면 민주당 신경민 김한정 이철희 김병욱 김두관 이종걸 우상호 홍영표 송기헌 백혜련 표창원 권미혁 의원과 정의당 윤소하, 이정미 의원은 경찰 조사를 마쳤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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