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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한 번 가는 휴양지 vs. 여러 번 가는 휴양지

입력
2019.08.03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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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산토리니 이아마을 ©게티이미지뱅크
그리스 산토리니 이아마을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인들이 여름 휴가를 즐기는 모습은 상당히 다양하다. 본격적인 휴가철 기간도 상당히 다르다. 한국에서는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가 휴가 성수기인데, 유럽인들에게 이 기간은 휴가를 마치고 일로 복귀할 때다. 저마다 여름 휴가를 즐기는 방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크게 두 가지 정도로 나누어 볼수 있다.

첫 번째는 휴가 기간 동안 평소와 다른 경험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유적지나 볼거리가 있는 곳을 방문해 구경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그냥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것이다. 이런 휴식이 바닷가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고 산속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최고의 휴가지는 이 두 가지를 함께 할수 있는 곳이 아닐까 싶다.

이 두 가지를 할 수 있는 곳은 많다. 그리스는 유럽인들에게는 이 두 가지 목적을 다 충족시켜줄 수 있는 최고의 휴양지 중 하나로 여겨진다. 그리스에는 기원전 500년부터 건축이 된 아크로폴리스에서부터 여러 가지 고대 문명을 상상해 볼 수 있는 유적들이 남아 있다. 멋진 풍경으로 유명한 산토리니 섬도 있다. 이 외에도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수없이 많은 섬들이 있다. 이런 이유로 관광은 그리스를 대표하는 산업이다.

2008년 이후, 그리스 경제는 급속히 나빠져 실업률이 거의 30%까지 치솟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의 재정적자가 유럽에서 최고인 나라로 전락했다. 2009년 시작된 유럽 국가부채 사태 문제의 핵심 국가 중 하나였다. 2018년까지 경제자료를 보면, 그리스 경제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 국내총생산이 50위권에 머무는 국가로 2008년, 2009년 때보다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실업률이 17-18%에 달하는 나라다. 하지만 관광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서 2018년 여러 측면에서 최고치를 보여 주었다. 3,300만명의 관광객이 그리스를 방문했고, 이들은 1조6,000억유로의 돈을 쓰고 갔다. 2018년 첫 9개월간 거의 3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했다. 그리고 이는 관광산업뿐만 아니라 건설업에까지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고대문명과 자연이라는 관광자원을 가진 그리스도, 이런 결과를 얻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한다. 가장 많은 노력은 관광과 관련된 서비스의 개선이었다고 한다. 이런 경제상황에 있는 국가를 방문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러가지 걱정을 할 것이다. 레스토랑과 음식은 괜찮을까, 화장실 가는 것이 불편하지 않을까,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할까,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을까 또는 한국의 휴양지에서 겪는 것처럼 바가지를 쓰지 않을까 등등이 예가 될 수 있다.

이번 여름에 꽤 긴 시간 동안 여러 가지를 경험해 보았다. 그리고 결론은 그리스는 관광으로 경쟁국이 될 만한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의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더 좋았다는 것이다. 영어로 적절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고, 서비스와 질이 너무 안 좋거나 바가지를 씌우는 식당도 없었다. 심지어는 섬 안에서 관광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의 운용도 독일 등 유럽의 어느 선진국보다도 훨씬 나았다. 그리스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보였다.

아무리 고대 유적지로 유명한 그리스라도, 그리스에 유적지를 보기 위해 여러 번 방문하는 관광객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리스를 다시 찾아가는 관광객은 맛있는 음식, 좋은 서비스, 그리고 편안함을 찾아 다시 간다. 나도 다시 갈 생각이다. 장기적으로 한 번 가는 휴양지가 되기 보다는 여러번 가는 휴양지가 되는 것이 훨씬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다. 이런 그리스의 전략은 내게는 잘 먹혔다. 한국의 휴양지에서 관광 관련 서비스업을 하시는 분들도 이런 전략을 사용해 보길 권한다. 그리고 독자들도 이번 여름에는 여러 번 가고 싶은 휴양지를 찾길 바란다.

영주 닐슨 스웨덴 예텐보리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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