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한 마을 밭에서 일을 하던 외국인 노동자가 폭행당하는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영사관 측은 외국인 노동자가 자국민으로 추측된다며 가해자를 찾아 처벌해 달라며 경찰에 고발장을 접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우즈베키스탄 영사관 업무를 대행하는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한국 주재 사무소(광주 광산구 소재)가 외국인 폭행 영상의 당사자를 찾아 처벌해달라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영사관 측은 동영상의 제목이 ‘사업주 폭행 우즈베키스탄 근로자’인데다 외국인 노동자가 우즈베크어로 ‘장갑 달라’고 해 자국민으로 보고 고발했다는 것이다.
해당 영상은 지난달 26일 오후 게시된 것으로 밭에 앉아 있던 한 외국인 노동자에게 관리자로 보이는 남성(검은색 옷)이 심한 욕을 하면서 시작된다. 외국인 노동자가 장갑이 없어 관리자에게 장갑을 달라고 했는데 이 때문에 관리자가 화가 난 상황인 듯 보였다.
이 남성은 밭에 앉아 있던 외국인 노동자에게 다가가 주먹으로 때리는 시늉을 하면서 “네가 공손하게 장갑 주세요 이랬다고?”, “XX 죽여버려, 어디서 장갑 달라고 해?”, “장갑은 너희가 가지고 다녀야지”라고 말하며 뒤돌아 섰다. 이에 외국인 노동자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항변하는 듯 했다.
외국인 노동자가 뭐라고 항변하자 이 남성은 다시 외국인 노동자에게 다가와 갑자기 머리를 때린 뒤 뒷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이어 폭언과 함께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는 시늉을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남성의 만류로 폭행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의 동영상이 언제 어디서 찍혔는지, 가해자나 피해자, 동영상 촬영자 등 인적 사항이 전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에 착수한 것은 맞지만 단서가 전혀 없다”며 “일단 동영상 촬영자나 SNS에 게시한 인물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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