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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號 인사 후폭풍… ‘살아있는 권력’ 수사 검사들 줄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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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號 인사 후폭풍… ‘살아있는 권력’ 수사 검사들 줄사표

입력
2019.08.01 18:07
수정
2019.08.01 23:3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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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부장 등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지휘 3명 전원 사의

“살아있는 권력도 엄정하게 수사” 강조한 文대통령 무색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취임식이 예정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취임식이 예정된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 도착해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한 뒤 검찰 인사에서 지방의 지청장으로 발령받은 주진우(44ㆍ사법연수원 31기)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이 1일 사의를 표시했다. 주 부장의 직속 상관이었다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난 권순철(50ㆍ25기) 차장검사도 사표를 던졌다. 이른바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겨눴던 검사들이 줄사표를 내면서 윤석렬 검찰총장 체제가 조기에 동요하는 분위기다.

주진우 부장은 이날 검찰 내부통신망에 올린 사직 인사를 통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강도와 절차로, 같은 기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을 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다”며 환경부 관련 수사에 정치적 목적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정치색이 전혀 없는 평범한 검사”라며 “정치적 언동을 한 적도 없고 검찰국에서 발령을 내 어쩔 수 없이 (과거 정부)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의가 사실상 좌천성 인사에 대한 불만임을 감추지 않은 셈이다.

앞서 31일 검찰 인사에서 주 부장은 안동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 이를 두고 청와대를 직접 수사한 것에 대한 보복성 좌천이라는 해석이 분분했다. 주 부장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은 뒤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문재인 정부의 장관급 및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첫 검찰 수사 이후 청와대가 주 부장을 비롯한 환경부 수사팀에 불편한 감정을 전달했다는 말까지 나왔다.

주 부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공교롭게도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지휘라인에 있던 검찰 간부들은 모두 검찰을 떠나게 됐다. 한찬식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4일,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은 31일 중간간부 인사 발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주 부장을 포함해 검찰 중간간부 인사 직후 사의를 표명한 검사들은 17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인사 발표 이전에 조율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사 발표 이후 돌발 사표를 거의 제출하지 않던 관례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규모다. 검사장 승진 탈락 등 사유로 미리 사의를 표명해 의원면직된 23명과 고검장 인사 이후 별도로 사표를 낸 15명까지 포함하면 55명의 검사가 윤석렬 총장의 첫 인사조치로 검찰을 떠났다.

특수통으로 불리는 이른바 ‘윤석렬 사단’이 검찰 요직을 점령하면서 가뜩이나 뒤숭숭하던 검찰 분위기는 더욱 흉흉해졌다. 특히 검찰에 남은 형사ㆍ공안 검사들의 박탈감과 인사 불만이 커지는 분위기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동부지검 차장과 형사6부장은 전통적인 1순위 승진 코스인데 현 정권과 윤 총장이 이들을 보란 듯이 내쳤다”며 “검사들 사이에선 ‘문 대통령이 윤 총장에게 살아있는 권력에도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한 말은 빈말이었나’는 비아냥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번 인사 과정에서 옷을 벗은 한 검사도 “6일자 발령이라 추이를 보면서 사표를 제출하겠다는 형사ㆍ공안 검사들이 아직 많이 있다”며 “가히 인사파동으로 기록될 만한 사태”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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