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국정원장 정보위 보고 “한미훈련 반발ㆍ美와 협상용”
볼턴 “北미사일 약속위반 아냐”… 안보리, 北미사일 비공개회의
국가정보원은 1일 “북한이 8월에도 미사일 시험 발사를 비롯한 시위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 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김민기 더불어민주당ㆍ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전했다. 서훈 국정원장도 회의에 참석했다. 국정원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의 배경으로 ▦우리 군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A 등 첨단 전력 도입과 이달 실시되는 한미연합 군사연습 등에 대한 반발과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본격 시작되기 전에 무기 체계 개선 활동을 서둘러 진행해야 하는 실질적 필요성 등을 들었다.
국정원은 “북한이 7월 하순부터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 활동을 강화했지만, 미국에는 직접적 압박을 자제하면서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이 북미 협상을 걷어찰 생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얘기다. 실제 북미간 물밑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징후들이 포착되고 있다.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31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약속’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5월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발사 때 볼턴 보좌관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결의 위반”이라고 비난했을 때와는 다른 반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성과를 내년 대선에 활용하기 위해 북한과의 대화 분위기를 최대한 이어가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최근 공개 활동을 자제하며 대미ㆍ대남 메시지 발신에 주력했다”고 정리했다. 김 위원장의 7월 공개 행보는 군사활동 5회, 정치적 행사 3회 등 총 8회로, 지난해 7월(20회)보다 대폭 줄었다. 판문점 회담 이후 김 위원장은 경제ㆍ민생 활동은 하지 않은 채 신형 잠수함 참관 등 정치ㆍ군사 행보에 치중하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7월 25일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에 대해 국정원은 “종말 단계에서 조종 날개를 이용해 비행 궤적을 제어함으로써 사거리 연장과 요격 회피를 시도하는 비행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잠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는 이탈리아를 떠나 한국이 아닌 제3국 어딘가에서 신변을 보호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고했다.
한편 북한의 잇단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8월 1일(현지시간ㆍ한국시간 1일 밤 혹은 2일 새벽)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 회의가 소집될 예정이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ㆍ프랑스와 비상임이사국인 독일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정영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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