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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8개월째 뒷걸음질… ‘일본 보복’ 악재 본격 반영될 하반기 더 암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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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8개월째 뒷걸음질… ‘일본 보복’ 악재 본격 반영될 하반기 더 암울

입력
2019.08.01 17:50
수정
2019.08.01 20:23
2면
0 0

7월 수출 11% 감소, 반도체 수출 28.1% 급감

對中수출 16%↓… 반도체장비 등 對日수입 ↓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일본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 제1차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일본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 제1차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이 8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침체 여파에 여전히 발목이 잡혀 있는 가운데 일본의 대(對) 한국 수출 규제 조치의 영향까지 수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배제 조치 등 일본발 악재까지 본격화하면 하반기 수출까지 침체에 빠져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이 뿌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7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1.0% 감소한 461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12월(-1.7%) 이후 8개월째 계속된 마이너스 성장이자, 두 자릿수 수출 감소는 6월에 이어 두 달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 수출의 대표선수인 반도체의 부진이 심각했다. D램 가격이 전년 같은 기간이 비해 57.6% 떨어지는 등 단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8.1% 감소한 74억6,300만 달러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여기에 글로벌 기업의 반도체 재고 조정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반도체 수출은 좀체 반등의 계기를 찾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월별 수출실적 및 증감률과 2019년 반도체 수출실적 및 증감률. 그래픽=김경진기자
2019년 월별 수출실적 및 증감률과 2019년 반도체 수출실적 및 증감률. 그래픽=김경진기자

또 다른 주력 품목들도 수출 감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석유화학과 석유제품이 국제유가 하락에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출액이 각각 12.4%, 10.5% 감소했다. 휴대폰 역시 -27.2% 고꾸라지면서 전체 무선통신기기 품목의 수출이 -23% 하락세를 기록했다. 철강 제품도 -8.9% 감소세를 보였다.

그나마 주력 품목 가운데 자동차(21.6%)와 가전(2.2%) 등이 분전하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산업부 관계자는 “일부 품목에서 반등이 있었지만 반도체와 석유화학 등의 하락 폭이 워낙 커 전체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이었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중국 수출 부진이 뼈아팠다. 중국 상대 수출이 16.3% 감소, 9개월 연속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으며 미국 상대 수출도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0.7%)로 돌아섰다.

당초 하반기 살아날 것으로 기대됐던 수출 전망도 여전히 어두운 상황이다. 미ㆍ중 무역분쟁의 골이 장기화하고 있는데다 무엇보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라는 메가톤급 악재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2일 일본 정부가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경우 우리 수출 현장에 심대한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시행된 7월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2.2%), 기타합성수지(-4.2%), 기타정밀화학제품(-39.4%) 등 대부분 품목에서 작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계자는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를 결정하고 시행이 될 경우 양국 교역(수출입)과 글로벌 공급망(분업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일 무역수지는 1965년 수교 이래 54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누적 적자액만 6,045억달러에 달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현재 수출부진 상황에 대해 엄중한 위기의식을 갖고 하반기에도 수출 총력지원 체계를 지속 가동해 수출 활력이 조기에 회복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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