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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걸려도, 비싸도… 느린 배송 ‘프리오더’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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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걸려도, 비싸도… 느린 배송 ‘프리오더’ 인기

입력
2019.08.02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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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 ‘당일배송’ ‘새벽배송’ 등 빠른 배송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는 유통업계에서 주문 후 6개월이나 기다려 받는 ‘느린 배송’이 조용히 인기를 얻고 있다. 해외 패션 브랜드 제품을 정식 출시 전 미리 주문하는 ‘프리오더(Pre-order)’ 서비스인데, 속도보다 취향을 중시하는 젊은 세대의 트렌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지난 3월 온라인 종합쇼핑몰 최초로 프리오더 서비스를 도입한 SSG닷컴은 지금까지 진행 완료한 프리오더 9건이 모두 목표 수량 이상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대부분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브랜드 제품인데다 가격대도 높은 편인데, 기대보다 높은 성과”라고 SSG닷컴 측은 설명했다.

프리오더는 패션쇼 등을 통해 먼저 공개된 유명 디자이너나 브랜드 상품을 소비자가 정식 발매일 전에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다. SSG닷컴은 해외 상품을 수입하는 협력업체와 제휴를 맺고 해당 상품들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SSG닷컴 프리오더 사이트에 올린 뒤 고객들에게 선주문을 받는다. 해외 브랜드는 SSG닷컴의 주문 내역을 바탕으로 상품을 제작해 한국으로 배송한다. 국내 고객들이 제품을 받기까지는 최소 2개월, 최대 6개월이 걸린다.

프리오더를 진행한 9건 중 6건은 신발이다. 이탈리아 신발 브랜드 ‘부테로’와 스웨덴 ‘악셀 아리가토’, 브라질 ‘카라우마’ 등의 제품이다. 대부분 1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대인 데다 몇 달씩 기다려야 했지만, 고객 수요는 바이어들의 예상보다 높았다. 특히 부테로는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최근 ‘앙코르 프리오더’까지 진행했다. 패션업계는 전통적으로 여성 소비자의 영향력이 크지만, 이들 브랜드에선 남성 수요가 높았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부테로 프리오더 고객은 남성이 70%를 차지했다.

SSG닷컴이 지난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프리오더’ 화면. SSG닷컴 제공
SSG닷컴이 지난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프리오더’ 화면. SSG닷컴 제공
SSG닷컴이 프리오더 서비스에서 선보인 영국 브랜드 ‘코트와일러’의 어글리 운동화. SSG닷컴 제공
SSG닷컴이 프리오더 서비스에서 선보인 영국 브랜드 ‘코트와일러’의 어글리 운동화. SSG닷컴 제공
SSG닷컴이 프리오더 서비스에서 선보인 프라다그룹 ‘카슈’ 브랜드의 드라이빙 슈즈. SSG닷컴 제공
SSG닷컴이 프리오더 서비스에서 선보인 프라다그룹 ‘카슈’ 브랜드의 드라이빙 슈즈. SSG닷컴 제공

SSG닷컴이 프리오더에 공을 들이는 건 프리미엄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매일 장보기’나 빠른 배송 같은 온라인 쇼핑몰 고유의 장점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새로운 브랜드 발굴과 고급 이미지로 고객 경험을 차별화하겠다는 것이다. 개성을 존중하는 문화와 ‘취향 소비’ 트렌드가 급부상하면서 진짜 갖고 싶은 건 장기간 기다림도 감수하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와도 맞아 떨어졌다. 소비자 입장에선 원하는 상품을 시중 판매가보다 싸게 산다는 장점도 있다.

김현정 SSG닷컴 뷰티잡화팀 바이어는 “오는 8일부터는 20, 30대에게 주목 받는 패션 브랜드 ‘메종키츠네’의 프리오더를 진행한다”며 “앞으로 커피원두나 트러플 같은 해외 식품으로도 프리오더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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