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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형 방사포를 탄도미사일로 오인한 軍, 판단능력 믿을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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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형 방사포를 탄도미사일로 오인한 軍, 판단능력 믿을 수 있나

입력
2019.08.02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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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가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발사 장면.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이라는 기존 평가를 유지했으나 외형으로 볼 때 신형 방사포로 추정된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선중앙TV가 1일 공개한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발사 장면. 군 당국은 탄도미사일이라는 기존 평가를 유지했으나 외형으로 볼 때 신형 방사포로 추정된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이 7월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구경 조종 방사포 시험사격을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앞서 합참은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북한 발표가 사실이라면 군 당국이 북한이 새로 개발한 방사포를 미사일로 오인했다는 얘기가 된다. 합참은 이 발사체가 신형 방사포일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기존 평가를 고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오후 공개한 발사 장면 사진을 보면 외형이 방사포와 유사해 군의 대북 정보수집 및 판단 능력에 우려를 갖지 않을 수 없다.

대구경 방사포는 사거리가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해 레이더 궤적만으로는 정확한 판단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이번 발사체가 새로운 형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유사한 비행 특성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한미 정보당국의 평가도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군도 방사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듯이 정확한 분석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판단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오히려 북한 측에 “그것도 제대로 모르냐”는 식의 조롱의 빌미를 제공한 모양새다.

북한 미사일을 둘러싼 군 발표에 대한 불신은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5월 4일 올 들어 첫 미사일 발사 때는 단거리 ‘미사일’이 동쪽 방향으로 발사됐다고 했다가 40분 뒤 단거리 ‘발사체’로 정정했다. 미사일을 미사일로 부르지 못한다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같은 달 9일에는 북한이 쏜 미사일 장소를 놓고 평북 신오리 일대라고 했다가 평북 구성 일대로 변경했고, 지난달 25일의 세 번째 미사일 시험에선 사거리를 두 차례나 수정했다. 미사일 발사 사전 징후와 요격에 대비한 기본적인 정보 파악뿐 아니라 판단력에도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셈이다.

이번 방사포 논란에서도 그간의 오락가락했던 행태를 되풀이했다. 신중하고 정확한 평가에 앞서 발표를 서두르는 바람에 화를 자초한 것이다. 북한은 최근 본격적인 대화 재개 이전에 새로 개발한 무기 성능시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가 안보 상황은 신속히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판단과 평가가 우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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