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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외무장관에도 제재… 호르무즈 해협 긴장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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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란 외무장관에도 제재… 호르무즈 해협 긴장고조

입력
2019.08.01 17:09
수정
2019.08.01 19:0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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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7월23일 볼리비아 산타크루즈의 비루비루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지난 7월23일 볼리비아 산타크루즈의 비루비루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이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성사시킨 주역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자리프 장관이 대외적으로 미국의 핵합의 탈퇴와 대(對) 이란 제재 복원의 부당성을 홍보하는 사실상 이란 정부의 대변인 역할을 해온 것에 대한 경고성 조치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리프 장관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며 “그가 직간접적으로 이란의 최고지도자를 위해 행동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6월 24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재하는 행정명령 13876호를 내렸고, 이번 조치도 이 명령에 근거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자리프 장관의 미국 내 모든 자산은 동결되고 미국인과의 거래도 전면 금지되며 미국 비자발급도 제한될 수 있다.

제재 결정과 관련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자리프 장관은 이란 최고지도자의 무모한 아젠다를 실행하고, 전 세계를 상대하는 이란 체제의 핵심 대변인”이라며 “미국은 이란에 그들의 최근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지만, 핵심 의사결정권자와의 협상을 원한다”며 “자리프 장관은 그러한 상대로 여겨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유학생과 외교관 신분으로 미국에서 30년가량 체류한 경험이 있는 자리프 장관은 유창한 영어실력을 바탕으로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주장을 반박하는 데 앞장서 왔다. 그는 이날 제재 발표 직후에도 트위터를 통해 “진실이 그대들에게 고통스러운가?”라며 “이란 외부에 아무런 재산과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제재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썼다. “나를 당신들의 아젠다에 대한 큰 위협으로 여겨줘 감사하다”고 비꼬기도 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최근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드론 격추, 이란과 영국의 유조선 상호 나포 등으로 급격히 고조되는 분위기다. 미국은 유조선들의 안전 담보를 위한 ‘호르무즈 해협 연합체’ 구성을 주장하며 국제사회 결집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30일 미국의 연합체 참여를 공식적으로 요청 받은 독일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에 끌려들어갈 것을 우려하며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 중인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독일은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상 임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 확인했다고 슈피겔 등 독일 언론이 전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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