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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의 적반하장, 연맹ㆍ팬 분노에 기름 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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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벤투스의 적반하장, 연맹ㆍ팬 분노에 기름 부어

입력
2019.08.01 16:28
수정
2019.08.01 18:4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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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 문이 굳게 닫힌 서울 강남 세곡동 더페스타 사무실에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에서 보낸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붙여있다. 연맹은 이날 위약금을 청구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더페스타에 발송했다. 이승엽 기자
1일 오전 문이 굳게 닫힌 서울 강남 세곡동 더페스타 사무실에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에서 보낸 우편물 도착 안내서가 붙여있다. 연맹은 이날 위약금을 청구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더페스타에 발송했다. 이승엽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4ㆍ유벤투스)의 ‘노쇼’ 사태가 강도 높은 책임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유벤투스의 “촉박한 일정은 K리그 탓“이라는 변명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후안무치”라며 분노했다. 팬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주최측인 더페스타에 입장권 전액 환불과 계약서 전문 공개를 요구했다.

유벤투스는 1일(한국시간) 안드레나 아넬리 회장 명의의 답변서에서 “호날두는 중국 경기를 뛴 후 서울 경기까지 48시간 밖에 없어 근육 피로가 쌓였고, 의료진의 조언에 따라 의무적으로 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며 “유벤투스가 무책임하고 오만하며, 무례한 행동을 했다는 연맹의 비난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이어 “애초 경기 일정도 27일이었으나 K리그의 요청에 따라 26일로 변경됐다”면서 “유벤투스는 입국심사에서 당국의 협조와 버스 이동시 경찰 에스코트 등을 주최측에 요청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차가 막혀 버스가 2시간이나 오가지 못했는데, 우리가 전 세계를 다니며 한 번도 겪어본 적 없는 일”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앞서 연맹은 유벤투스가 지난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K리그와의 친선전에서 호날두가 출전하지 않은 것을 비롯, 여러 가지 계약서 내용을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것을 질타하는 공문을 29일 발송한 바 있다.

호날두 사태 해결 법률지원단의 김민기 변호사가 1일 더페스타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 세곡동의 한 건물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호날두 사태 해결 법률지원단의 김민기 변호사가 1일 더페스타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강남 세곡동의 한 건물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승엽 기자

연맹은 유벤투스의 답신에 “큰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한다”는 강도 높은 표현을 사용하며 다시 한 번 책임 있는 사과를 요구했다. 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는 처음부터 26일이 아니면 경기 자체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변경을 요청한 적도 없으며 처음부터 경기일은 26일이었다”고 반박하며 “호날두가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태라면 출전명단에 호날두를 교체선수로 포함시키고 벤치에 앉힌 것은 명백한 기만행위”라고 지적했다. 연맹 관계자는 “이번 재반박 입장문을 번역해 외신에도 배포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연맹은 더페스타에도 위약금을 청구하는 내용과 산정 명세를 담은 내용증명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청구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위약금 규모는 수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호날두 없는 경기를 위해 최대 40만원의 티켓값을 지불한 팬들의 분노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네이버 ‘호날두사태 소송카페’ 소속 회원들은 이날 더페스타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페스타는 유벤투스와 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와의 계약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과와 함께 입장권을 전액 환불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소송카페 측은 지난달 29일 더페스타를 상대로 인천지법에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했고, 서울지방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사건을 배당 받은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현재 기록 검토 및 기초 사실을 수집 중”이라고 밝혔다.

호날두 소송카페 외에도 법률사무소 명안, 법무법인 오킴스도 더페스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 참여할 피해자를 모집하고 있다. 명안의 김헌기 변호사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1일 오전 기준 신청자가 3,000명을 넘어섰다”고 전했다.

한편 더페스타의 로빈 장(장영아) 대표는 경기 당일이었던 26일 이후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으며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온라인 상에 돌고 있는 호날두 불매 독려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온라인 상에 돌고 있는 호날두 불매 독려 이미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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