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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첫 인사에 조직 동요... 환경부 블랙리스트 검사 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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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첫 인사에 조직 동요... 환경부 블랙리스트 검사 사표

입력
2019.08.01 15:26
수정
2019.08.0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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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취임식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5층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취임사를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 취임식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15층 대강당에서 열린 취임식에 취임사를 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한 뒤, 이번 검찰 인사에서 지방의 지청장으로 발령받은 주진우(44ㆍ사법연수원 31기) 서울동부지검 형사 6부장이 사의를 표시했다.

주 부장검사는 1일 검찰 내부통신망에 사직 인사를 글을 올려 “정도를 걷고 원칙에 충실하면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 능력과 실적 및 조직 내 신망에 따라 인사가 이뤄진다는 신뢰, 검사로서의 명예와 자긍심이 없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의 '공직관이 흔들리고 있는데 검사 생활을 더 이어가는 것은 국민과 검찰에 대한 예의'가 아니고 명예롭지도 않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을 떠나겠다고 밝혔다.

주 부장검사는 서울동부지검에서 특별수사를 담당하는 형사6부장을 맡으면서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수사했다. 올해 4월 환경부 산하기관 임원 교체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과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사건은 현 정부의 장관급 및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첫 검찰 수사였다.

그래서 지난달 31일 검찰 인사에서 그가 안동지청장으로 발령 난 것을 두고, 청와대를 직접 수사한 것에 대한 보복성 좌천이라는 해석이 분분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은 보통 서울중앙지검이나 법무부, 대검찰청 등의 요직으로 발탁되는 경우가 많은데, 주 부장검사는 이례적으로 평검사들만 근무하는 지방의 소규모 지청에 발령 났다는 지적이다.

다만 과거 사례를 보면 안동지청장 출신 중에 검사장급 이상으로 승진한 경우가 많았고 주 부장검사 동기들과 비교해 그렇게 뒤쳐지는 보직이 아니라는 반론도 있었지만, 정작 주 부장검사는 자신은 이번 인사를 보복성 좌천으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년간 환경부 사건 등을 수사하면서, 수 많은 법리 검토와 토의, 이견의 조율을 거쳤고, 의견이 계속 충돌할 때는 검찰총장의 정당한 지휘권 행사를 통해 결론을 냈다”고 회고했다. 그리고 “저는 정치색이 전혀 없는 평범한 검사”라며 “정치적 언동을 한 적도 없고 검찰국에서 발령을 내 어쩔 수 없이 청와대에서 근무한 적이 있을 뿐”이라고 밝혔다.

또 “여야를 가리지 않고 동일한 강도와 절차로, 같은 기준에 따라 수사와 처분을 할 때 검찰의 정치적 중립이 지켜질 수 있다고 믿고 소신껏 수사했다”며 자신의 수사에 정치적 목적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주 부장검사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일하다가 다시 검찰로 복귀했다.

한찬식 서울동부지검장이 지난달 24일, 권순철 서울동부지검 차장이 31일 사의를 표명한 뒤, 주 부장검사마저 사표를 던지면서, 공교롭게도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지휘라인에 있던 검찰 간부들은 모두 검찰을 떠나게 됐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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