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 빗물펌프장 사고’ 20대 외국인 노동자 끝내 숨진 채 발견
“두 눈이 안 보이는 아버지와 어머니, 5명의 형제자매를 미얀마에 두고 홀로 한국에 와 일했다고 해요”
지난달 31일 오전 ‘목동 빗물펌프장 사고’로 희생된 미얀마 국적 20대 근로자 M씨 친구들은 M씨를 이렇게 기억했다. M씨는 2017년 고용허가제 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에 들어와 시공사인 현대건설 협력업체 한유건설에서 일하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오전 M씨 시신이 안치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에서 만난 M씨 직장 동료는 “키가 작고 마음씨가 좋은 사람이었다”고 M씨를 기억했다. 한유건설에서 3개월가량 함께 일하며 M씨와 친해졌다는 이 동료는 “M씨가 미얀마에 두고 온 여자친구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가족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를 하곤 했다”며 M씨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
주한 미얀마 대사관에서 통역을 돕기 위해 나온 우아인씨에 따르면 M씨는 미얀마에 5남매 가족을 두고 홀로 한국에 들어와 일했다. 소식을 들은 M씨 가족들은 이날 대사관 측에 M씨 시신을 미얀마로 옮겨 장례를 치르기 원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5시 42분과 47분쯤 지하 배수터널에서 한유건설 소속 M씨와 현대건설 소속 30대 직원 안모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오전 10시쯤에는 한유건설 소속 60대 직원 구모씨가 발견됐지만 병원 이송 직후 사망 판정을 받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망자 모두에 대해 장례 절차, 보상 등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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