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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영주댐, 수문 활짝 열어도 ‘녹조라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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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영주댐, 수문 활짝 열어도 ‘녹조라떼’

입력
2019.08.01 17:00
수정
2019.08.0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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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류수위 높아 물 흐름 정체… 상류 영양염류ㆍ고온 탓 남조류 급증

영주댐의 물이 댐 주변 수풀과 비슷한 색깔을 띠는 심각한 녹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내성천보존회가 지난 31일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영주댐의 물이 댐 주변 수풀과 비슷한 색깔을 띠는 심각한 녹조현상을 보이고 있다. 내성천보존회가 지난 31일 드론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준공 3년이 된 경북 영주댐이 수문을 모두 열었지만 호숫물이 주변 숲과 비슷할 색일 정도로 심각한 녹조현장을 보이고 있다.

경북 영주 내성천보존회는 지난달 31일 본댐과 함께 상류 13㎞ 지점에 모래 차단목적으로 설치한 유사조절지 일대를 드론으로 촬영한 결과 녹조 현상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내성천보존회에 따르면 영주댐은 지난해와 올해 담수하지 않은 채 완전 방류상태로 전환했다. 하지만 녹조현상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보조댐도 비상수문을 열어 담수를 않고 있지만 물흐름이 정체상태를 보이면서 녹조가 심하다.

이는 본댐과 보조댐의 방류 수문 높이가 높아 수문을 완전 개방해도 수문에서 상류 3㎞ 이상 물 흐름이 정체되기 때문이다. 상류 농경지 등에서 영양염류 유입이 여전한데다 폭염이 겹치면서 남조류가 번성하기 좋은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영주댐은 2016년 7월 시험담수 때부터 남조류가 창궐했고, 이듬해에는 5급수로 전락해 공업용수로도 사용할 수 없는 수질을 나타냈다. 더구나 유해남조류(마이크로시스틴)에 의한 독극물이 생성돼 하류 생태계 파괴와 식수오염 우려가 높아지자 담수를 중지하고 완전 방류상태로 전환했다.

영주댐 상류 보조댐에는 녹조현상을 줄이기 위해 폭기장치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내성천보존회 제공
영주댐 상류 보조댐에는 녹조현상을 줄이기 위해 폭기장치를 설치해 가동하고 있다. 내성천보존회 제공

내성천보존회는 영주댐의 경우 유역내 농경지 면적이 21%에 이르고 있어 다른 댐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증상을 보인다고 밝혔다. 매년 여름 발생하는 녹조현상 외에도 △남조류의 특성인 남색과 남조류 사체의 검은 색이 혼재했을 때 나타나는 흑조현상 △수시로 나타나는 짙은 갈색의 똥물현상 △심지어 겨울에 생존하는 조류에 의한 겨울녹조현상까지 보여준다.

영주댐은 낙동강 수질 개선을 목적으로 4대강 사업의 포함돼 2009년 착공, 2016년 1조1,000억원을 들여 준공했지만 도리어 수질악화와 생태계 파괴의 문제를 일으키는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댐 하부로 물이 내서 나오는 용출현상과 댐 본체의 각종 균열현상이 나타나 환경부가 합동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내성천보존회는 정부의 수질개선대책 비용 1,099억원의 추가경정예산 중단과 물환경정보시스템에 수질 정보 공개, 영주댐 철거 등을 촉구했다.

황선종 내성천보존회 사무국장은 “댐 건설 전의 맑은 1급수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기술적 개선으로 불가능하므로 댐 철거 외에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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