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제주와 무승부…선두경쟁서 울산 미소

휴식기를 마친 프로축구 K리그가 화끈한 공격력을 품고 팬들 앞에 돌아왔다. 하위권 제주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던 전북을 잡으며 선두권과 강등권 판도를 흔들었다. 리그가 재개된 23라운드 6경기에서 한 경기당 평균 2골 이상 쏟아져나오며 팬들을 매료시켰고, 구단들은 저마다 기상천외한 마케팅을 이어가며 ‘호날두 노쇼’ 사태에 멍든 국내 축구팬들을 달래고 있다.
K리그1(1부 리그)이 후반기 들어 더 뜨거워졌다. 제주는 3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2-2 무승부를 만들며 전북의 선두 탈환을 저지했다. 제주는 전반 26분 마그노(31)의 자책골로 끌려갔지만 38분 윤일록(27)의 추가골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7분엔 전북 손준호(27)에게 추가골을 허용하고도 후반 27분 이적생 남준재(31)가 동점 골을 터뜨리며 끈질긴 추격전을 마무리했다.
이로서 전날 서울에 3-1 승리를 거둔 울산이 선두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울산은 여름이적시장에서 팀 내 핵심 자원인 믹스(29ㆍ노르웨이)의 임대 연장에 이어 J리그에서 뛰던 국가대표 골키퍼 김승규(29)를 불러들여 뒷문을 제대로 잠그며 우승을 향한 항해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서울과 치른 복귀전에서 3-1 승리를 이끈 김승규는 이날 환상적인 골킥으로 도움까지 기록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전반기 동안 도토리 키재기였던 득점왕 경쟁에선 수원의 타가트(26ㆍ호주)가 13골로 치고 올라서며 경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30일 대구와 경기에서 득점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끈 그는 7월 열린 6경기(FA컵 포함)에서 매 경기 골을 기록, 9골의 페시치(27ㆍ서울) 주니오(33ㆍ울산) 김보경(30ㆍ울산) 등 2위그룹에 훌쩍 앞서기 시작했다.
기록을 떠나 구단들의 적극적인 마케팅도 팬들의 미소를 짓게 한다. 여름 이적시장 때 영입한 선수들의 ‘옷피셜(공식입단 기념사진)’을 지역 관광명소와 구단 ‘후원의 집’에서 찍어 배포한 제주가 대표적이다. 수원에서 임대 영입한 ‘꽃미남’ 임상협(31)은 지역 꽃집에서, 수비수 최규백(25)은 구단을 지속적으로 후원한 흑돼지 고깃집에서 입단 사진을 찍었다. 나이지리아 대표 출신 공격수 오사구오나(28)의 입단 기념사진 배경은 천지연폭포였다. 차별화한 사진 하나로 팬과 선수의 만족이 높아지고, 지역 소상공인들도 웃었다.

일부 구단들은 세련된 디자인의 리유저블컵(다회용컵)을 팬들에게 제공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7월부터 서울과 울산, 대전, 광주에서도 제공된 다회용컵은 오는 4일부턴 수원삼성 홈경기에서도 제공된다. 수원 관계자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 후원을 받아 음료 구매 팬들에게 다회용컵을 배포한다”며 “사회적으론 일회용 컵 사용을 줄이는 데도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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