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 50km→30km로… 정경두 국방장관은 “우리 자산으로 요격 가능”
북한이 31일 새벽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2발이 고도 30여㎞로 비행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전문가들은 탄도미사일 저고도 발사 시 방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군 당국은 현재 전력으로도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강원 원산 갈마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은 고도 30여㎞로 250여㎞를 날아갔다. KN-23의 주요 특징인 ‘풀업’(pull-up) 기동(하강 단계에서 탄착 지점에 내리 꽂히기 직전에 급상승)을 한 뚜렷한 징후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군 당국은 이번 것 역시 KN-23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올해 5월 4일 고도 60여㎞로 240여㎞, 5월 9일 고도 45~50㎞로 270~420㎞를 비행한 미사일들을 쐈다. 엿새 전인 25일에 발사한 미사일은 고도 50여㎞로 600㎞를 비행했다. 군 당국은 이들 미사일을 모두 KN-23으로 판단했다.
군 관계자 및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엔 KN-23을 낮은 각도로 발사했을 때의 비행 성능을 시험해본 것으로 보고 있다. 저고도로 비행에 성공하면 50㎞ 이상을 방어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를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도별로 방어 수단을 갖춘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 가운데 중층 방어 분야에 구멍이 뚫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40㎞ 이하 하층고도 방어 체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패트리엇(PAC-3) 미사일이 그 역할을 맡는다. 하지만 생각만큼 탄도미사일 요격이 쉽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 견해다. 통상 탄도미사일이 마하 6~7의 속도로 비행하는데 반해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은 마하 4~5 수준이라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저고도로 비행하면 요격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데다, 요격한다 하더라도 지상에 피해가 크기도 하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은 “탄도미사일이 저고도로 비행하면 요격 확률이 현격히 낮아지기 때문에 방어가 까다롭다”면서 “북한이 KN-23의 저고도 침투 능력을 시험 발사하면서 KAMD 체계를 보완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현재 전력으로도 KN-23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개최한 ‘제61회 KIDA 국방포럼’ 기조연설에서 “최근 북한이 발사한 이스칸데르와 유사한 형태의 미사일과 관련해 저고도에서 풀업 기동을 해서 요격이 어렵지 않겠느냐고 하는데, 어려울 수 있지만 우리 방어자산의 요격성능 범위에 들어있다”고 자신했다.
정 장관은 “모든 작전운영시스템도 북한보다 우리가 월등하다”며 군 작전능력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지스 구축함, 탄도탄 조기경보레이더(그린파인) 등 감시ㆍ정찰 자산으로 미사일 발사를 조기 탐지할 수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아울러 정 장관은 “풀업 기동도 오래 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해 우리가 훨씬 정밀한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도 했다. 풀업 기동 기술이 탑재된 우리측 미사일은 현무-2 탄도미사일로 알려졌다. 합참 역시 패트리엇은 물론 전력화 예정인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철매-Ⅱ’로도 막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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